2022 10월  추천도서

국립중앙도서관은 2022년도 ‘10월의 사서추천도서’를 선정 발표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인문, 사회, 자연, 어문학 등의 주제분야에서 책과 함께 생활하는 현장 사서가 좋은 책을 추천하여 소개함으로써 독서문화 증진에 기여하고자 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사서추천도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www.nl.g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소년은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나 >

오구리 히로시 지음 | 고선윤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외면하는 시장논리에 기초과학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한 이론 물리학자가 자신이 걸어온 여정을 담담하게 펼쳐 보인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연구하는 저자 오구리 히로시는
“재밌는 걸 하고 싶었다”며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빌딩 전망대 레스토랑에서 먼 지평선까지의 거리를
기하학을 통해 계산했던 것을 자신의 최초의 과학적 탐구 중 하나로 회상한다.
과학뿐 아니라 수학, 철학, 역사 등 다방면의 책을 섭렵하던 소년은
생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아
의대에 갔으면 하는 가족들의 희망에도 교토대학교 이학부에 진학한다.
대학원에 진학하며 연구자가 된 저자는 무려 20여년에 걸쳐
초끈이론의 응용이자 현재 수학과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BCOV 이론을 탄생시킨다.
저자는 연구자의 태도로 ‘문제를 찾는 힘’, ‘문제를 푸는 힘’, ‘끈기 있게 생각하는 힘’ 세 가지를 언급한다.
그가 과학자가 되어 기초과학을 키우는 데 기울였던 노력과 과정을 회상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기초과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과학뿐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여 문제를 푸는 연구자가 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 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 곽재식이 들려주는 고전과 과학 이야기 >

곽재식 지음 | 김화영 옮김 | 문학수첩 | 2022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문과형 뇌’와 ‘이과형 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문과와 이과를, 문학과 과학을 별개의 것처럼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런 의문을 제기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 세계 고전 13편에 담긴 당대의 과학과 기술을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게 소개한다.
오천 년 전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조선 중기 허균의 <망처숙부인김씨행장>, 21세기 SF 소설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선별한 문학 작품 속에 담긴 역사적/과학적 배경과 인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저자가 술술 전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화약과 증기기관과 같이 역사 저편의 옛 기술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알고리즘 등 현시대가 당면하고 있는 과학적 이슈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과학적 발견은 때때로 시대를 초월한 진리에 가깝게 여겨져 그 배경이나 맥락에 대해 생소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 헨리 소설 속 뉴욕 거리를 동시대의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거닐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안다면,
전기의 빛으로 낮과 밤을 환하게 비춘 화려한 20세기 도시 풍경의 이면 속에서,
부조리와 서글픔, 때로 소소한 기쁨을 마주한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더 생동감 있고 깊이 있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 Z의 스마트폰 >

박준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

Z세대의 스마트폰이 궁금하다!
Z세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소비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이 책은 스마트폰이라는 프라이빗한 공간을 열어봄으로 Z의 사고방식, 소통방식, 소비패턴 등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그들의 세계를 기록하고 있다.
《Z의 손가락 끝에 ‘시장의 열쇠’가 있다.》, 《Z의 진심이 향하는 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Z가 만들어낸 세상 속에 ‘다음 세계’가 있다.》의 3개 파트에
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80개의 앱을 11개 카테고리로 나누고 분석하여
스마트폰을 통해 연결된 디지털 세계에서 Z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빠짐없이 보여준다.
“Z를 이해하는 것은 끊임없이 출현하고 진화해나가는 새로운 세대들과 미래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새로운 세대와의 이해와 존중, 진정성 있는 소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8초 인류 : 산만함의 시대, 우리의 뇌가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

이오띠 지음 | 이소영 옮김 | 미래의창 | 2022

현대인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
책을 읽다가도 30분을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눈과 손이 간다.
요즘의 스마트폰은 인터넷, 카메라, 텔레비전, 네비게이션 등 생활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아침 알람을 시작으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우리는 스마트폰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 8초라고 한다.
기사를 읽을 때,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8초가 지나면 집중력을 잃는다.
이 책은 우리의 뇌가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와 심각성을 알려준다.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지다 못해
점점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의존해가는 인류,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디지털 단식’을 제시한다.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잠깐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산만함의 원인인 스마트폰의 부작용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디지털 기기로부터의 ‘잠깐 멈춤’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 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

강희정, 김종호, 신윤환, 이한우, 정정훈, 현시내 지음 | 사우 | 2022

전공 분야가 서로 다른 5명의 학자들이 동남아시아 역사 여행 가이드로 나섰다?
저자들은 자신이 전공한 지식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라오스, 태국, 베트남 등
7개 나라에서 고른 13개 도시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들려준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고양이가 많아 ‘고양이의 도시’로 불리는 말레이시아 쿠칭은
인근 싱가포르 섬이 영국 동인도회사에 의해 자유무역항으로 개발되면서 도시로서의 역사가 시작된다.
유럽인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쿠칭은 항구도시로 점차 변모했고,
그 과정에서 유입된 중국계 이주민들이 자리를 잡아 화인 거리를 형성하며
오늘날에도 상업과 서비스 분야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또 다른 도시 족자카르타로 가보자.
족자카르타는 도시 곳곳에서 자바의 전통 문화를 엿볼 수 있어
‘인도네시아의 숨은 보석’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도시화된 자카르타와 관광지로 유명한 발리와는 다르게 이곳은
음식, 전통 공예, 문화유산 등을 통해 자바 문화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도시이다.
이 책은 동남아시아의 여러 낯선 도시들을 흥미로운 지명 유래와
생생한 사진을 곁들여 친절하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서구 열강의 식민주의 아래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까지 알차게 담고 있어 추천한다.


< 코끝의 언어 : 우리 삶에 스며든 51가지 냄새 이야기 >

주드 스튜어트 지음 | 김은영 옮김 | 월북 | 2022

사람이 구별할 수 있는 독특한 냄새의 가짓수는 몇 개나 될까?
후각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인간의 감각 중 하나이다.
이런 후각을 통해 우리는 세계의 온갖 냄새를 맡고 있다.
사람이 구별할 수 있는 냄새는 최대 1조 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후각이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는 것들이 가득한 미스터리한 영역이다.
인간 몸속의 시각 수용기는 4개인 반면 후각 수용기는 400개 이상으로
냄새를 어떻게 감지하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며,
냄새를 수치화하거나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작가는 냄새와 후각의 신비로운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방대한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일상의 냄새를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읽다보면 향기가 주변을 감싸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냄새 51가지를 10가지로 분류하여 각 냄새에 관련한 내용을
역사, 과학, 사회, 문화, 지리, 예술 등의 영역에서 다양하고 폭넓게 다루고 있어 읽을거리가 다채롭다.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경험을 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의 코가 기억하는 냄새를 발견하고 세상을 새롭게 감각해 보길 바란다.


<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피터 스완슨 지음 | 노진선 옮김 | 푸른 숲 |2022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이번 가을에는 여름에 적합한 장르라는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책 읽는 재미를 알려줄 추리소설 한 권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맬빈 커쇼,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지만
주로 역사책을 읽고 자기 전에는 시를 즐기는 평범한 주인공이다.
그는 오래전 서점 블로그에 범죄소설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독창적이며
실패할 염려가 없는 살인 리스트를 뽑은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라는 글을 썼다.
FBI로부터 그 ‘리스트’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가 있다는 의심을 받으며 소설은 시작된다.
추리소설의 고전들에서 단서를 찾아가며 이야기는 마치 씨실과 날실이 엮이듯이
현재의 사건과 연결되고, 주인공과 함께 범인을 뒤쫓는 재미를 알아가려는 순간,
그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된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당연히,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가 아니더라도, 좋아할 만하다.
바로 내 눈 앞에서 손에 잡힐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지는 듯한 탁월한 묘사에
다른 세상으로 빠져드는 몰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느 순간 소설에 언급된 것처럼 ‘추운 겨울밤에 읽기 좋은 추리소설’ 같은
나만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은하환담 >

곽재식, 김설아, 김성일, 이경희, 소렐, 송경아, 이한, 문녹주, 전혜진 지음 | 달다 : 현암사 | 2022

제주 김녕굴 설화, 백두산 전설, 선녀와 나무꾼, 견우와 직녀, 여우 누이,
천지 속의 용궁, 다자구 할머니 이야기가 현대 판타지의 옷을 입고 나왔다.
『은하환담』은 아홉 작가의 한국 설화 앤솔러지로,
어릴 때부터 접해 온 우리나라 옛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등이
이 시대 이야기꾼들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 책이다.
SF를 연상시키는 ‘은하’와 판타지를 연상시키는 ‘환담’이 만났으니
한국판 전통 설화 SF 판타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전통 설화와 SF 판타지라니,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은데 기막히게 조화롭다.
익숙한 이야기를 낯선 느낌으로 읽어가다 보면 어떤 이야기가 모티브인지 궁금해 찾아보게 된다.
원전과 비교하면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구전 설화에 ‘새로운 목소리를 입혀’ 들려주는 이야깃주머니 같은 책이다.

한 권의 책은 한 번의 여행이 되기도 합니다.

독서의 계절, 가을!
마음의 양식을 가득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