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채움이 있는 ‘가을 정원’
▶ 출처: 예작기획
길게만 느껴졌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의 아름다움이 무르익는 10월, 여행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비움과 채움이 있는 가을 정원’을 테마로 10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올 가을 도심을 떠나 소중한 분들과 함께 추억을 나눌 계획이 있다면 가을 풍경 속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산책하기 좋은 계절, 고즈넉한 풍경이 그립습니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차분하게 거닐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특별한 정원을 소개합니다.
# 남종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빚다, 진도 운림산방
▶ 진도 운림산방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진도 운림산방(명승)은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말년에 낙향해서 지은 화실입니다. ‘첩첩산중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풍경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진도에서 태어난 허련이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를 스승으로 모시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돼서 임금 앞에 나아가 그림을 그리는 최고 영예를 누린 이야기는 운림산방의 격을 높여줍니다. 운림산방은 허련의 삶과 주변의 빼어난 풍광, 아름다운 남종화까지 산책하듯 만나는, 가을에 딱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소치1·2관에는 허련부터 5대에 이르는 작품과 홀로그램, 미디어 아트 등을 선보여 여행자가 미술에 친근하게 다가갈 기회를 마련합니다. 운림산방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30분(동절기 오후 4시 30분 / 연중무휴),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입니다.
진도타워는 울돌목과 진도대교, 해남 일대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진도타워와 우수영국민관광지를 잇는 명량해상케이블카는 명량해전의 격전지 울돌목 상공을 가로지릅니다. 진도개테마파크는 다양한 자료와 공연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견 진도개(천연기념물 제53호,‘진도의 진도개’를 지칭)의 우수성을 보여줍니다. 진도 용장성(사적)에 가면 고려 시대 몽골에 맞선 삼별초의 함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 지역명: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 문의: 진도군청 관광과 061-540-3405
# 조선 선비가 꾸민 낭만과 정취 가득한 별서 정원, 밀양 월연정
▶ 밀양 월연정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월연정(경남유형문화재)은 조선 중종 때 한림학사를 지낸 월연 이태가 관직을 버리고 낙향해 지었습니다. 쌍경당과 그 옆에 자리한 제헌, 월연정 등을 아울러 ‘월연대 일원(명승)’이라 부릅니다. 먼저 만나는 곳은 쌍경당. 쌍경은 ‘강물과 달이 함께 밝은 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입니다. 쌍경당 옆에는 이태의 맏아들 이원량을 추모하는 제헌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쌍경당 옆 얕은 계곡에 놓인 쌍청교를 건너면 월연정에 닿게 됩니다. 월연정은 앞면 5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한가운데 방이 하나 있고 사방이 마루입니다. 마루에 앉으면 가을빛을 안고 흘러가는 밀양강이 내다보입니다. 보름달이 뜰 때 달빛이 강물에 길게 비치는 모습이 기둥을 닮아 월주경이라 하는데, 옛사람들은 월주가 서는 보름마다 이곳에서 시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영남루(보물)는 밀양을 대표하는 여행지이며,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일컬어집니다. 밀양의 가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천황산(재약산)입니다. 새하얀 꽃을 탐스럽게 피운 억새로 가득해 여행객이 몰리는 관광지로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밀양에서 요즘 뜨는 여행지로는 위양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연못가에 자라는 왕버들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 지역명: 밀양 월연정
* 문의: 밀양시청 관광진흥과 055-359-5787
# 닫힌 듯 열린 마당 정원, 안동 봉정사 영산암
▶ 안동 봉정사 영산암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봉정사에는 부속 암자 영산암(경북민속문화재)이 있습니다. 우화루의 작은 문으로 허리를 굽혀 들어가면 우리 옛집과 마당이 어우러진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영산암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전각 6동 가운데 자리 잡은 마당에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맥문동 같은 화초가 어우러져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원을 이룹니다. ‘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는 이곳은 3단으로 된 마당 아래쪽에 풀꽃이 있고, 가장 넓은 중간 마당은 바위 위에 솟아오른 소나무를 중심으로 배롱나무와 석등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삼성각이 있는 위쪽에서는 마당이 한눈에 보입니다. 봉정사를 대표하는 극락전(국보)과 대웅전(국보)도 둘러볼 만합니다. 영산암(봉정사) 관람 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동절기 오전 8시~오후 6시 / 연중무휴),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300원, 어린이 600원입니다.
봉정사에서 멀지 않은 의성김씨 학봉종택(경북기념물)은 퇴계 이황의 학통을 이어받은 조선 중기 문신 학봉 김성일의 종가입니다. 학봉종택 인근에 있는 광풍정(경북문화재자료)은 김성일의 제자 장흥효가 관직에 나가지 않고 학문을 익히며 후학을 양성한 곳입니다. 여기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고려 시대의 거대한 석불인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보물)도 가볼 만합니다.
* 지역명: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 문의: 안동시청 관광진흥과 054-840-6392
#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옥천 수생식물학습원(천상의 정원)
▶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수생식물학습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떠오른 명소입니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에 들어 널리 알려졌고, TV 방송을 타면서 옥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학습원을 가꾼 주서택 원장은 오랫동안 목사로 활동하다가, 이른 퇴임 후 도시 사람들이 자연의 품에서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습니다. 학습원은 대청호 품에 안긴 사색과 성찰의 공간으로,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천상의 바람길’입니다.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책로 곳곳에서 불쑥 대청호가 나타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학습원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수련이 가득한 연못 등을 둘러보는 맛도 일품이다며, 학습원을 느긋하게 돌아보면 여유와 기쁨이 샘솟습니다. 수생식물학습원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일요일에는 쉽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 4,000원입니다.
청풍정은 옥천의 숨은 여행지이며,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과 기생 명월의 애잔한 러브 스토리가 전해져 오는 곳입니다. 장령산자연휴양림은 자연에 묻혀 하룻밤 보내기 좋습니다. 맑은 금천계곡을 따라 이어진 치유의숲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이원양조장은 4대째 내려오는 술도가로 유구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 지역명: 충북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길
* 문의: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043-730-3412
# 사랑이 깊어지는 정원, 정선 로미지안가든
▶ 정선 로미지안가든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정선에 자리한 로미지안가든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직접 가꾼 특별한 정원입니다. 아내만큼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도 소중히 여기다 보니 무려 10년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곳의 랜드 마크 ‘가시버시성’은 부부의 순우리말인 가시버시란 이름처럼 사랑과 믿음에 대한 글귀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베고니아를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는 ‘베고니아하우스’도 볼거리를 더하며, ‘프라나탑’과 ‘붉은자성의언덕’ 등 정원을 꾸미는 동안 느낀 깨달음을 풀어낸 공간이 다양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금강송산림욕장’에서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산장을 떠올리게 하는 카페와 현지에서 전수한 손맛을 자랑하는 일식당, 전망이 빼어난 숙소가 있어 느긋하게 걷고 한가로이 쉬기 좋은 곳입니다. 로미지안가든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명절 당일 휴관), 관람료는 어른 15,000원, 청소년 7,000원입니다.
로미지안가든 근처에 기차역이자 카페로 운영하는 나전역이 있습니다. 추억의 간이역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포토 존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로 알려진 아우라지는 송천과 골지천 물줄기가 한데 어우러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며, 전망이 아름다운 캠핑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은 구름 위에서 잔 듯 색다른 하룻밤을 선물합니다.
* 지역명: 강원 정선군 북평면 어도원길
* 문의: 로미지안가든 033-562-3382
여행지 방문 시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답답했던 도심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 예작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