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과 전통의 만남
2026 아시안게임 디자인 매니페스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디자인으로 읽다
백자와 흑유자기의 강렬함, 대한민국 유니폼에 ‘이것’이 담긴 이유

오는 9월, 제20회 아시안게임이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대회는 경기 그 자체 못지않게 디자인 측면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엠블럼과 슬로건, 마스코트,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유니폼까지, 대회를 준비하는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해 드립니다.
이번 대회를 관통하는 큰 흐름은 ‘지속 가능성’과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입니다.

엠블럼: 하나로 뭉치는 아시아

대회 공식 엠블럼은 매끄러운 곡선을 통해 스포츠의 생동감을 표현합니다.  보라색, 금색, 녹색으로 채색된 중앙선은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를 상징하는 밝은 붉은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각 색상에는 저마다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보라색은 아이치현의 현화인 붓꽃을, 금색은 나고야성을 상징하는 금빛 지붕 장식 ‘킨샤치’를, 녹색은 2005년 아이치 엑스포와 COP10, 유네스코 세계 지속가능발전회의를 거치며 다져진 아이치·나고야 시민들의 환경 의식을 각각 나타냅니다. 또한 엠블럼 안에는 ‘아시아’, ‘아이치’, ‘나고야’의 첫 글자가 함께 녹아 있어, 보라색 곡선과 중심선이 그리는 ‘A’와 보라색·금색으로 이루어진 ‘N’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엠블럼을 디자인한 아이치산업대학교 건축디자인학부 미야시타 히로시 부교수는 “이 엠블럼이 개최 도시들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모든 연령대와 사회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습니다.

미야시타 히로시 (아이치산업대학교 건축디자인학부 디자인학과 부교수)

슬로건: “IMAGINE ONE ASIA”

대회 슬로건 ‘IMAGINE ONE ASIA(ここで、ひとつに。)’에는 스포츠가 언어와 문화, 국적의 장벽을 넘어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준다는 조직위원회의 신념이 담겨 있습니다.
아시아 각지의 사람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저마다의 ‘하나의 아시아’를 상상하고, 서로 간의 유대를 다지며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슬로건을 만든 이는 코토리 주식회사 소속 카피라이터이자 대표인 와카 사카모토입니다.
그는 동일본철도의 “이쿠제, 도호쿠”와 칼피스의 “카라다니, 피스. 칼피스” 등 굵직한 캐치프레이즈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온의 전자화폐 카드 ‘와온’ 등 여러 기업의 슬로건·제품명 개발에도 참여해 왔습니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가 급속도로 다양해지는 시대일수록 우리 모두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쳐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스포츠라는 특별한 힘을 통해 언어와 인종의 문제에 얽매이지 않는 ‘하나의 아시아’라는 개념이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코어 그래픽스

경기장과 도시 곳곳을 장식할 코어 그래픽 역시 이번 대회의 정체성을 담아냈습니다.
세 가지 대표 색상은 각각 고유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조네츠 레드

“조네츠(JONETSU)”는 일본어로 “열정”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붉은색은 운동선수들이 스포츠에 쏟는 불타는 열정을 상징합니다.
또한 일본을 상징하는 색으로, 일본 국기인 히노마루를 떠올리게 합니다.

카키츠바타 퍼플

“카키츠바타”는 붓꽃(Iris laevigata)의 일본어 이름입니다.

헤이안 시대 시인 아리와라노 나리히라가 아이치현 치류시의 야츠하시 카키츠바타를 보고 영감을 받아 시를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아이치현의 꽃인 카키츠바타의 보라색은 7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왔습니다.

신린 그린

“신린”은 일본어로 “숲”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오쿠미카와는 일본 최고의 산림 자원을 자랑하는 곳으로, 전체 면적의 90%가 숲으로 덮여 있습니다.
오쿠미카와 곳곳에 펼쳐진 푸른 숲은 풍요로운 축복을 가져다주었고, 다양한 전통 문화와 음식 문화를 탄생시켰습니다.

킨샤치 골드

“금사호”는 나고야 성의 상징으로, 성채의 천수각 지붕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나고야 성의 천수각을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장식하는 금사호는 예로부터 아이치현 나고야의 상징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아 왔습니다.

덴토 오크레

“덴토(DENTO)”는 일본어로 “전통”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아이치현은 수많은 무장을 배출한 신성한 땅이자 오랜 세월 제조업이 발달해 온 곳입니다.
황토색은 일본의 전통색으로, 역사와 문화, 전통을 떠올리게 하며, 아이치현에는 수많은 전통 문화가 대대로 전승되어 왔습니다.

공식 마스코트 ‘호노혼(HONOHON)’

이번 대회의 마스코트 ‘호노혼(ホノホン/HONOHON)’은 선수들의 마음속에 깃든 불타는 열정에서 탄생했으며, 아이치·나고야의 수호신인 샤치호코와 하나가 된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름은 일본어로 ‘불꽃’을 뜻하는 ‘호노호’에서 유래했는데, 높이 솟아올라 밝게 타오르는 불꽃의 모습이 벼 이삭을 닮았다는 데서 착안해 조금 더 친근한 어감의 ‘호노혼’으로 다듬었다고 합니다.

갓 태어난 나이 설정의 호노혼은 성별 없이, 큰 눈과 샤치호코를 닮은 귀가 매력 포인트입니다.
말 대신 상상하는 모든 소리를 마법처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큰 눈으로는 아시아 전역 선수들의 경기력을 언제든 지켜보고, 귀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응원의 함성을 듣는다는 설정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문구 역시 대회 슬로건인 ‘IMAGINE ONE ASIA とひとつに。’로, 대회 슬로건처럼 사람들을 하나로 묶겠다는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  이름: 호노혼
· 장기: 말하는 대신 상상하는 모든 “소리”를 마법처럼 만들어낼 수 있다.
· 나이: 갓 태어난
· 약점: 너무 무리하면 금방 졸려집니다.
· 성별: 없음
· 성격: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고, 무엇을 하든 열심히 노력합니다.
· 출생지: 운동선수들의 마음속
· 좋아요: 스포츠를 하다
· 매력 포인트: 큰 눈과 샤치호코를 닮은 귀
· 가장 좋아하는 색: 빨간색
· 큰 눈: 아시아 전역의 운동선수들의 경기력을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습니다.
· 가장 좋아하는 문구:  IMAGINE ONE ASIA とひとつに。* (Become One Here.) *게임 슬로건
· 샤치호코 같은 귀: 아시아 전역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수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들려옵니다.
· 목표: 올림픽 개막 전까지 모든 스포츠 경기를 숙지하기 위해
· 사명: 대회 슬로건처럼, 아이치-나고야 2026 올림픽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겠습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가 말하는 ‘지속 가능한 대회’

초대형 크루즈선 동원한 해상 선수촌… “스포츠 대회 이정표 되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대회 조직위원장 인터뷰

▷ 출처 –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 조선일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선보이는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앞으로 열릴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대합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

지난 5일 일본 국제 무역항인 아이치현 나고야항. 수족관과 대관람차를 찾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거대한 무역선이 오가는 부두 한편에서 200동 규모의 이동식 컨테이너 하우스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이 머물 숙소입니다. 최대 4000명을 수용하는 초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도 이곳에 정박해 임시 숙소로 활용됩니다. 새 선수촌을 짓는 대신 대회 기간에만 운영하는 이른바 ‘해상 선수촌’을 조성한 것입니다.

이날 만난 오무라 지사(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는

2000명을 수용하는 컨테이너 하우스는 대회가 끝난 뒤 하천 임시 시설이나 재해 대피소 등으로 재활용된다.

친환경과 비용 절감은 물론,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까지 갖췄다고 자부한다.

고 밝혔습니다. 수영과 승마 등 일부 종목은 도쿄 등 다른 지역에서 열리고, 개·폐회식과 육상 경기는 1941년 개장한 나고야 ‘파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을 전면 개축해 치릅니다.

스포츠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빅 매치’도 예고됐습니다. 지난달 구기 종목 조 추첨 결과 여자 축구 조별리그에서 남북 맞대결이 성사된 것입니다. 결전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무대였던 시즈오카 ‘에코파 스타디움(약 5만석)’입니다. 오무라 지사는 “평소라면 꽉 찰 일 없는 외곽 구장이지만, 그날만큼은 일본 전역에서 모인 한국 교민과 조총련(북한계 재일 단체) 응원단으로 만석이 될 것”이라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노리는 한국 남자 축구도 유럽파가 합류하는 만큼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중의원(하원) 의원 출신인 오무라 지사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지한파로 통합니다. 2023년 경상남도와 우주항공산업 MOU를 체결하는 등 지역 교류를 통한 한일 관계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1997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일전(일본 2대0 승)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을 상대로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였는데, 한국 응원단이 ‘Go to France together(프랑스에 함께 가자)’라는 거대한 응원막을 걸어준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번 아시안게임도 단순한 경쟁을 넘어, 한일 양국은 물론 아시아 48억 인구가 끈끈하게 교류하는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아시안게임 출전’ e스포츠 국가대표 유니폼 공개

유니폼 디자인: 한국 도자기에서 찾은 ‘강자의 미학’

▷ 출처 – ‘e스포츠 국가대표 유니폼’ 스포츠투데이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유니폼도 공개됐습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e스포츠 국가대표 공식 유니폼과 함께 이를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재해석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유니폼은 한국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아 ‘강자의 미학’을 콘셉트로 디자인됐습니다.
백자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흑유자기가 지닌 강인한 존재감을 한데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함께 공개된 캡슐 컬렉션은 국가대표 유니폼의 상징적인 요소와 디자인 언어를 일상복으로 확장한 제품군으로, 경기장을 벗어난 일상에서도 대한민국 e스포츠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국가대표 팀은 아시안게임 사전 행사 등에서 이번 공식 유니폼과 캡슐 컬렉션을 착용할 예정입니다.
다만 대회 규정에 따라 아시안게임 본선 결선 무대에서는 공식 후원사 브랜딩이 제외된 별도 유니폼을 착용하게 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엠블럼과 슬로건, 마스코트 하나하나에 지역의 전통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꼼꼼히 새겨 넣었습니다.

지역성과 국제 대회로서의 보편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하나의 조형 언어 안에 담아내려 한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대회 개막 이후 실제 도시 공간과 미디어 안에서 이 시스템이 얼마나 일관되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통해 확인될 것입니다.


이번 기사를 쓰며 인상 깊었던 점은, 디자인 요소 하나하나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엠블럼의 색이 코어 그래픽스로 확장되고, 슬로건의 메시지가 마스코트의 설정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가 해상 선수촌이라는 실제 운영 방식으로까지 연결되는 흐름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다만 아직은 ‘설계도 위의 완성도’인 만큼, 실제 대회가 열리고 도시 곳곳에 이 디자인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리고 한국 선수단이 남북 대결 같은 화제의 경기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도 함께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