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 사로잡은 세기말 감성, Y2K

▶ Y2K(Year 2000) (출처: 예작기획)

‘Y2K(와이투케이)’란 Year(연)의 Y, 숫자 2 그리고 1000을 뜻하는 Kilo에서 K를 따서 만들어진 합성어로 2000년대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즉, Y2K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를 통칭합니다. 당시 연도의 마지막 두 자리만 인식하던 컴퓨터가 2000년이 되면 ‘00’만 인식해 1900년과 혼동하면서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와 종말론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그 혼란과 세기말 감성 속에 꽃핀 패션이 Y2K입니다. 배꼽티에 통 넓은 청바지와 큰 주머니가 달린 카고 바지, 벨벳 트레이닝복, 니삭스(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와 가죽 롱부츠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행은 20년마다 돌아온다’는 공식을 증명하듯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Y2K 스타일은 지난해 걸그룹 뉴진스의 데뷔를 기점으로 패션을 넘어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Y2K 열풍은 원조 스타들을 직접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그 시대를 풍미했던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가 전국에 공연을 다니며 당시 유행했던 노래와 패션을 그대로 선보였으며, 극장가에서는 1990년대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영화로 돌아왔고, ‘타이타닉’도 25년 만에 재개봉 하기도 했습니다.

Y2K는 Z세대와 M세대를 연결하여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합니다.
서로 다른 연령대인 다양한 세대 간의 대화를 촉진하여 변화하는 시대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죽은 브랜드도 되살린 Y2K의 힘

▶ TIPICOSI 온라인 스토어(출처: TIPICOSI 공식 사이트)

복고 유행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각각 다른 시기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을 뿐 복고가 유행하지 않은 시즌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Y2K 스타일 열풍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패션 브랜드와 각종 아날로그 제품까지 부활시켰습니다. 이른바 ‘레저렉션(resurrection·부활) 패션’입니다. 2008년 철수했다가 지난 4월 15년 만에 재론칭된 LF의 패션브랜드 ‘티피코시(TIPICOSI)’가 대표적입니다. 티피코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이자 마지막 광고모델로 나서 화제를 모았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와 ‘윤진’의 커플티로도 등장했습니다. 이밖에 청바지 브랜드 ‘리(Lee)’,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토종 청바지 브랜드 ‘잠뱅이’, 코오롱FnC의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도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 뉴진스 M/V 스케치(출처: ADOR)

최근 ‘아이돌 패션’이라고 불리우며 1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Y2K 스타일은 지난해 걸그룹 뉴진스의 데뷔를 기점으로 패션을 넘어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4세대 걸그룹인 뉴진스는 스타일링부터 음반 구성, 음원까지 뉴트로(New+Retro·복고풍의 재해석)에 기반해 선보였습니다. 긴 생머리에 스포티한 의상, 옅은 화장으로 뽐낸 청순미는 1990년대 말을 풍미한 1세대 걸그룹 S.E.S.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CD와 CD파우치, 책받침 등 레트로 굿즈(goods)도 출시했고, ‘Ditto’(디토) 뮤직비디오는 세기말 학창 시절을 콘셉트로 한국식 교복과 캠코더까지 등장시켰습니다.

패션과 더불어 디지털 발달로 도태됐던 IT 기기들도 Z세대에게 그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1999년 엄정화가 ‘몰라’를 부르며 선보였던 헤드폰 패션은 최근 MZ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고스펙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라졌던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와 캠코더도 인기입니다. 뉴진스 등의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프라다, 미우미우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시즌 화보에도 똑딱이 디카, 캠코더, 폴더폰, 헤드폰 등이 소품으로 등장했습니다.

Y2K의 감성은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함께 새로움의 조화로 뉴트로에 익숙한 MZ, 알파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Y2K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레트로 스타일로 화려한 색상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네온 컬러, 미래지향적 기술, 빈티지 테크놀로지는 호기심과 감성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새롭고 유니크한 것을 추구하는 Z세대가 이미 익숙한 디지털과 경험해 보지 못한 아날로그 감성이 겹쳐진 Y2K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은 디지털 시대 덕분에 이전 세대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Y2K문화를 탐구하고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rint

# 추억을 회상하는 Y2K 감성 마케팅

▶ 코오롱몰 Y2K 캠페인 뮤직드라마 (출처: 코오롱몰 유튜브)

광고 시장에도 Y2K 트렌드가 반향을 일이키고 있습니다.
‘Y2K 트렌드’ 열풍 속에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던 패션 아이템이 재유행하고 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처럼 키링, 카고바지, 축구 유니폼 빈티지 캠코더, 필름카메라 등 소품, 패션 영역에서 레트로 감성 가득한 상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Y2K 트렌드는 패션, 음악, 문화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현대 트렌드를 형성하는데 있어 그 관련성과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 광범위한 영향력은 소셜 미디어의 미학에서 디자인, 인테리어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Y2K의 요소들이 일상에 통합되도록 합니다.
기업에서도 Y2K 감성으로 다가가며 소통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커머스 시장으로 확대되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Y2K 감성 마케팅을 통해 과거를 공유함으로써 같은 시대를 살아왔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보다 친숙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발 빠르게 읽어낸 예로 코오롱 FnC를 들 수 있습니다.
코오롱 FnC가 운영하는 쇼핑 플랫폼 코오롱몰은 가수 조성모의 인기곡 ‘투헤븐’을 모티브로 광고 영상 ‘Y2K(Year 2 Kolonmall)-투헤븐’의 뮤직 드라마와 숏폼을 선보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Y2K 콘셉트를 차용해 ‘ Year 2000’을 뜻하는 Y2(Two)K를 ‘Year 2 Kolon’으로 풀어냈습니다.

조성모의 투헤븐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이 광고의 주인공은 각종 예능과 방송을 통해 젊은 층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주현영과 김원훈이며, 이들의 모습은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여주인공 주현영은 깜빡거리는 네온사인 아래에서 꽃무늬 니트 톱에 실버 헤드폰, 집게핀, 키링을 단 가방을 착용하고 등장해 복고풍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남주인공 김원훈도 발마칸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Y2K 감성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감성은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며, 색다른 마케팅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전문가들은 “요즘 세대는 Y2K 트렌드를 오히려 자신만의 스타일로 즐기는 ‘뉴트로’ 경향을 보인다”며 “패션 시장을 장악한 세기말 감성 열풍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자원을 재발굴하고 그것을 의미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새로운 세대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Y2K. 그 다음은 어떤 감성이 대세가 될지 궁금해 집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