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세계관 마케팅
최근 매스미디어 상에서 ‘세계관’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세계관’은 ‘세계’와 ‘볼 관’이 합쳐진 단어로, 과거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세계관이 이제는 우리 일상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념이 된 것입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세계관에 국한되지 않으며,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인 ‘부캐(부수적 캐릭터)’와 함께 접목되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대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생산해 내길 원합니다. 개인이 특정 세계관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의미로 부캐가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서 부캐 활용이 활발한데, 2020년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유산슬(유재석의 부캐인 신인 트로트 가수)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김신영(둘째이모 김다비), 혼성댄스그룹 싹쓰리(SSAK3)의 이효리(린다G)와 비(비룡) 등이 부캐로 등장하면서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의 발전과 보급이 그 어느 때보다 발전한 지금, 가상현실은 또 하나의 거대한 세계이자 또 다른 문화 교류 및 소비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 가상공간(Cyberspace),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가상공간(Cyberspace)이란 인터넷이나 PC통신 등과 같은 통신망을 통해 대량의 정보가 교환되고 공유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가상공간은 컴퓨터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등을 통해서도 접속될 수 있으며, 현실세계에서와 같이 대화, 편지 주고받기, 쇼핑과 은행 업무는 물론 가상의 화폐를 이용한 상거래, 휴식과 여가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문화활동 및 교육활동까지도 가능합니다.
문화 소비에 중심이 되고 있는 ‘MZ세대’는 가상공간과 매우 밀접한 세대입니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는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이며, 특히 SNS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포털사이트에서 영향력이 큰 블로그(blog)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나 수십만 명의 팔로워 수를 가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혹은 1인 방송 진행자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가상공간이 진화하며 최근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란, 기업 마케팅 등을 목적으로 생성된 가상의 디지털 인물로, SNS 등 온라인 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상인간 인플루언서를 가리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가상인간은 실존 인물처럼 그럴듯한 겉모습을 갖추고 이름, 성별, 나이, 출신 지역 등의 구체적인 특징도 지니고 있습니다. 또 일반적인 인플루언서들과 마찬가지로 SNS로 화보나 개인 일상을 공유하고 팔로워들과 댓글이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소통합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인간과는 달리 시간·장소의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장점 등이 있어 엔터테인먼트·마케팅 업계에서 특히 주목 받고 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이름 붙여진 ‘제 1호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2016년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Brud)사가 선보인 ‘릴 미켈라(Lil Miquela)’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19세 소녀로 설정된 이 인플루언서는 ‘브라질 출신의 스페인 혼혈인 뮤직 아티스트’라는 프로필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릴 미켈라는 2018년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릴 미켈라 SNS (출처: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처음 등장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로지’입니다.
신한라이프 광고에서 예쁜 외모와 화려한 춤 솜씨로 주목을 받았던 로지. 그녀가 CG로 만들어진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유튜브 조회수가 1,000만 회에 육박할 정도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로지는 디지털 플랫폼을 넘어 현재 TV 광고 모델로도 활동 중입니다.
▷ 로지 SNS (출처: 로지 인스타그램)
▷ 신한라이프 광고 (출처: 신한라이프)
게임회사 넷마블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가상현실 플랫폼을 개발하고 가상 아이돌 매니지먼트를 시행할 예정이며, 스마일게이트는 ‘한유아’라는 가상인간을 통해 배우와 가수로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한유아 SNS (출처: 한유아 인스타그램)
# 가상인간과 우리 사회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같은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점입니다. 또한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온라인 활동이 대인관계나 업무 등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인공지능(AI)과 가상화폐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한계치가 매우 넓어졌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예인들을 대면이 아닌 미디어를 통하여 접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화된 미디어 채널들을 통하여 그들에게 열광하고 공감하는 데에 익숙합니다. 이러한 점이 가상인간이라는 개념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기업은 실재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을 통한 홍보 시,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100% 구현 가능하며 브랜드에 적합한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실존하는 인물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며, 시공간 제약 없이 마케팅 규모와 일정 통제가 가능하고 다양한 미디어 내 활발한 소통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므로 대중의 인간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며, 자칫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비춰질 가능성 또한 존재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더욱더 친화적인 가상인간을 만들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고, 이를 성공시킨다면 애니메이션 산업과 같이 가상인간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