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가을” 추천도서

국립중앙도서관은 2024년도 ‘가을 사서추천도서’를 선정 발표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인문, 사회, 자연, 어문학 등의 주제분야에서 책과 함께
생활하는 현장 사서가 좋은 책을 추천하여 소개함으로써 독서문화 증진에 기여하고자 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사서추천도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www.nl.g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

신경림 외 지음 | 창비 | 2024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매체를 소비하는 시대,
매일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느린 호흡으로 시를 읽는 행위는 현실과 다소 멀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를 읽는 사람들이 있고, 꾸준히 시집을 발간하는 출판사들이 있다.
그 중 <창비시선>은 역사가 가장 오랜 시집 시리즈 중 하나다.
1975년, 신경림 시인의 『농무』 이후 차곡차곡 새로운 시집이 세상에 나왔고
지난 3월 드디어 500번째 책이 발간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401호부터 499호를 펴낸 시인들이
창비 시선 전체에 걸쳐 즐겨 읽는 시를 추천하여 한 권으로 묶었다.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이 출간된 배경이다.

이 작은 책이 지닌 의미가 각별한 이유는
반세기를 관통하는 우리 삶의 면면을 ‘시’라는특별한 언어로 담아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출간 의도를 살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책을 펼쳐 들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두서없이 읽어보는 것일지 모른다.
좋은 시인이 추천하는 좋은 시를 곁에 두고 가까이하는 것.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도록 꺼내 읽는 것.
이 땅에서 아름다운 시가 계속 쓰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 북트리거 지학사 | 2024

꾸준히 죽음이라는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마치 영원할 것처럼 산다.
영원을 꿈꾸고 있으니 이를 방해하는 노화라는 이름의 변화를 피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문득 곁에 다가와 있는 늙음이 새삼스레 신경 쓰이는 요즘이라면,
자연과 과학이 들려주는 조언의 위로를 들을 때다.

이 책은 ‘이 거대한 자연계에서 과연 늙지 않는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아마 우리 모두에게 낯설 벌거숭이두더쥐를 소개하며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후로도 좀비세포라 불리는 노화세포, 노화 유발 바이러스 등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며 노화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몸과 마음의 노화를 늦출 수 있도록 과학자 특유의 근거 있는 충고를 전해온다.

노화 극복이라는 우리 모두의 과제에 다시 한번 집중해보고,
건강한 삶의 여정을 새로 설계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여정을, 주변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받는 시간으로 채워 나갈 기회다.


<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김용주 외 지음 | 소동 | 2023

누구나 알 법한 유명하고 위대한 조각 작품이 예상치 못한,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위치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면 작품의 아름다움을 쉽사리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대상은 주변 공간에서 맥락을 부여받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미술관의 전시장은 의도적으로 이 현상을 극대화한 공간으로서,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디자인된다.

저자 김용주는 20여 년 동안 전시공간 디자이너로서 일했던 경험을 모아 한 권으로 풀어냈다.
작품과 전시의 취지를 읽어 낸 과정뿐 아니라 관객이 어떤 경험을
하게끔 유도하였는지 알고 나면 전시가 다시 보인다.
저자가 겪은 고민의 흔적은 전시 공간 도면과 컨셉 노트로 생생하게 전해진다.
전시 공간을 작가의 삶, 영혼과 관객이 깊이 교감할 수 있는 통로로서 구성하기도 하고,
건축 도면과 같이 ‘문서’였던 것마저 ‘작품’으로 승화하도록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고 전시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경험뿐만 아니라,
기획안이 좌절된 경험까지 솔직하게 밝혔다.

이제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공간마저도 아울러 감상할 수 있는 관객이 되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은 보다 깊은 경험에 다가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 출근길 심리학 >

반우화 지음 | 다산초당 | 2024

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
일에, 사람에 치이는 반복되는 일상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만 싶지는 않은가.
이러한 직장인들이 슬기로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여기 있다.

심리학은 자기 마음을 돌보는 일종의 ‘무기’라고 말하는 저자는,
불안한 직장인이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 위한
서른세 편의 심리학 활용법을 세 장으로 나눠 소개한다.
첫째 장에서는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내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방법에 관해,
둘째 장에서는 사람들과 더불어 일하는 법을 터득하는 방법에 관해,
마지막 장에서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한 마음가짐에 관해 이야기한다.
번아웃, 분노, 감정노동 등 주제별로 상황에 맞는 사례와 심리학 실험을 더해 이해를 돕는다.
수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일터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불편함을 온전히 바라보면서도 자기 삶을 단단히 지켜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몸도 마음도 지쳐 힘든 출근길, 이 책으로 잠시나마 자기를 돌아보고 다독이면서,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무장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 물질의 세계 >

에드 콘웨이 지음 |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 | 2024

물질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이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모래에서 비롯된 반도체가 없다면 인공지능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구리와 리튬, 철이 없다면 화석연료의 사용을 대체하는 전기와 재생에너지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용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얼마나 물질세계에 의존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문명을 형성하고 역사를 바꿔온 인류 진보의 역사를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의 6가지 물질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이들 대체 불가능한 광물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고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인문학과 경제, 역사와 과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는 독자라면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과 함께해 온
매력적인 물질의 세계를 통해 새롭게 그려나갈 미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유튜브 백과 >

김남훈 지음 | 이은북 | 2024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꼽는다면 아마도 유튜브가 아닐까?

『유튜브 백과』는 유튜브라는 거대한 플랫폼의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 책으로,
유튜브를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인 생태계로 바라보게 한다.
미디어 전문가 김남훈은 이 책에서 유튜브의 역사와 성장 과정, 다양한 콘텐츠와 성공 사례,
그리고 채널 운영의 전략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유튜브의 알고리즘과 수익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들이 유튜브를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이 성공하기 위해 채택한 다양한 전략을
구체적 예시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 유튜브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유튜브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다면,
『유튜브 백과』를 통해 그 세계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각본 없음>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 현암사 |2024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이 질병으로 쓰러져 나를 알아보지도 못한다면?

“우리는 정말 행운아야”라고 말할 수 있었던 평범하고도 화목한 일상이 갑자기 깨어졌을 때,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나 사용되던 비극이 갑작스레 자기 자신에게 닥쳐왔을 때,
아비 모건은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글을 쓴다.
이 책은, 작품의 시작과 끝을 정하고 인물의 서사를 전지전능하게 주물러왔던
극작가 아비 모건 자신의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기록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굳건했던 일상의 울타리가 하나씩 허물어진다.
연이어 찾아오는 끝 모를 재앙 앞에서 슬퍼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 모든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
자기연민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믿기 힘든 현실 속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끝을 알 수 없는 각본 없는 현실이 막막하고 버겁게 느껴질 때,
작가가 보여준 삶의 단단한 의지는 자신의 삶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 뉴럴 링크 >

임창환 지음 | 동아시아 | 2024

생각만으로 컴퓨터 화면의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수 있을까? 그렇다.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뉴럴링크는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고 뇌파를 읽어 외부 기계와 연결한 것으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공학 스타트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을 통해,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온라인 체스를 두는 모습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이 책의 저자는 BCI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뉴럴링크’라는 제목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뉴럴링크의 원리와 발전 과정을 설명하며,
BCI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한다.
또한, 영화 속 뇌과학 기술이 현실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설명하며
현재 기술 수준을 비교 분석한다.
뇌파를 측정하는 부위에 따라 BCI를 적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다양해진다.
그러기에 이미 상용화된 뇌파기반 명상기기인 ‘뮤즈’부터 잠재적인 응용 분야까지 확인할 수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우리의 미래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에 대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아직 더운 날씨, 시원한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요?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