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어떤 전시가 열릴까?
– 미리 보는 2023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 Lawrence Lek,
Courtesy of the-artist and Sadie Coles HQ. Originally commissioned by arebyte and Stroom den Haag.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이 ‘2023년 전시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올해는 국제미술계와 연계한 미술한류 가속화, 장욱진, 김구림 등의 한국미술 대표 작가를 조명하는 다수의 주제기획전과 소장품 및 소외장르 연구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지평을 확장할 계획이며, 특히 수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은 ‘이건희컬렉션’ 목록집을 발간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개관 10년을 맞이해 다채로운 축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023년 전시 계획을 주제별로 나누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해외 유수 기관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한 미술한류 확산
▶ 권하윤, <489년>(2015) – «서스펜스의 도시, 워치 앤 칠 3.0» 출품작
360도 스테레오스코픽 가상현실 설치;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VR기기, 11분 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호주, 멕시코 등 해외 미술기관과 공동주최, 순회, 협력 등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미술 담론을 확장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 구겐하임미술관과 공동기획하고 서울에 이어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로스엔젤레스 해머미술관을 순회하는 «한국 실험미술 1960-1970»을 준비 중입니다. 또한 «서스펜스의 도시, 워치 앤 칠 3.0»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축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을 빅토리아국립미술관(호주), 피바디에섹스미술관(미국), 토노페스티벌(멕시코) 등과 교류하고 확장하여 선보입니다. 아울러 1960~70년대 아방가르드의 예술적 비전을 공유한 김순기와 페터 바이벨(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 센터 예술감독 및 이론가) 두 작가의 상호 교환 전시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을 진행합니다.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의 해외 소개도 잇따릅니다.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 LA한국문화원, 해외문화홍보원과 공동기획하는 «생의 찬미», 중국 유일의 국가미술관인 중국미술관(NAMoC)에서 한국의 전통미술과 근현대작품이 어우러진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도 개최합니다.
# 한국미술의 입체적 층위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전시들
▶ 장욱진, <자화상>(1951) – «장욱진» 출품작
종이에 유채, 14.8×10.8cm, 개인소장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올해는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개인전과 소장품, 소외장르 연구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전시들을 계획 중입니다. 먼저 «장욱진»에서는 나무, 집, 해와 달, 까치 등 한국적인 정서를 구현한 작가가 추구한 예술의 본질과 한국적 조형의 구축이 한국미술사 내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화두를 던지며 화가 장욱진에 대해 새롭게 조명합니다. «김구림» 개인전에서는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한 한국 실험미술 대표작가 김구림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 동시대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실험미술의 의의와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한국미술의 입체적 층위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전시들
▶ 이철주, <세종로 풍경>(1979) –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 출품작
종이에 수묵 채색, 100.5×72.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 유영국, <산>(1970) –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출품작
캔버스에 유채, 136.5×136.5cm, MMCA 이건희컬렉션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 박을복, <표정>(1964) – «한국 근대 자수» 출품작
천에 자수, 92x110cm, 박을복자수박물관 소장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올해 제 15대 조계종 종정으로 추대된 중봉 성파 대종사의 작품이다. 성파는 통도사 서운암에 기거하며 <16만 도자대장경>을 조성해 장경각에 봉안하고, 옻칠 불화, 민화 작업도 꾸준히 병행해온 인물이며, 예술가로서의 명성도 높습니다. <수기맹호도>는 민화 <대호도>를 재해석한 대형 옻칠 작품으로, 자다가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는 위풍당당한 호랑이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대호도>가 일제 강점기에 식민 상황을 이겨내고 다시 분연히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시대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이 어려운 여러 상황을 극복하고 힘차게 전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 동시대 사회 흐름과 연계한 주제기획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0년 축제
한편 서울관 개관 10년, 청주관 개관 5년을 맞아 시의성 있는 주제기획전을 선보인다. 서울관에서 열리는 «게임사회»는 기술발전과 팬데믹이 가속화시킨 가상현실 붐을 주제로 게임적 리얼리즘과 공동체의 사회적 경험에 주목한 전시입니다. 또한 «MMCA 다원예술 2023: 전자적 명상에서 일상적 칠아웃»에서는 ‘칠아웃’이라는 문화적 현상의 대두 등 우리 삶의 방식과 관계 맺기가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다룰 예정입니다. 청주관에서 준비 중인 «전시의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지난 기획전 중 ‘기념’과 관련 있는 전시를 재조명하여 목적·기능·역할 등 미술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넓힐 계획입니다.
더불어 중견·신진작가 조명 프로젝트, 융복합 다학제, 장소 특정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고 한국미술의 창조성, 독창성을 심화한다. 국제미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작가의 대규모 신작 프로젝트로 올해 10회를 맞는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지난 10년의 올해의 작가상 수상제도를 개선하여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3»,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신인작가 조명 프로젝트 «젊은 모색 2023»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은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아온 ‘이건희컬렉션’의 전작 도판과 정보를 수록한 목록집을 올해 말 발간하고 미술관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목록집은 1,400여 점 전체 작품을 촬영하고 작품별 기본적인 정보와 작가 관련 사항들을 조사,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요 작가 및 시기별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출판됩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개관 10년을 기념해 온·오프라인 페스티벌 «하이브리드 프로젝트(Hybrid Project)»(가제)를 오는 5~6월과 10~11월 개최합니다. ‘탄소중립·친환경·공감예술’을 주제로 도심 속 미래미술관 비전을 실천하는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10년의 의미를 공유하려 합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지난 한 해에 대한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괜스레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2023년에 세워둔 목표가 아직 막연해 초조한 기분이 든다면, 우선 매달 새롭게 개최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동시대를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본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