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력 높인 K-조선…하반기 전망은?

고부가 선박으로 흑자 전환…’기대 반 우려 반’
국내 조선업계, 고부가가치 선박 전략으로 상반기 실적 개선

K-조선, 고부가 선박으로 흑자 전환…하반기는 ‘기대 반 우려 반’


▷출처: 한화오션 (지난 2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200번째LNG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가 전 세계 선박 발주 감소세 속에서도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부가가치 선종 인도 본격화, 선가 상승, 외국인 숙련 인력 확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다만 신규 수주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적 개선은 고선가 LNG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등이 주효했습니다. 2022년 이후 수주한 물량이 순차적으로 매출로 반영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상선 부문은 13%대 영업이익률이 예상되며,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LNG설비(FLNG) 착공 효과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고마진 선종 중심의 건조 믹스 전환과 공정 안정화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해운 시장의 탈탄소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한국 조선사들이 이 시장을 선점한 덕분입니다. 선박 건조 단가가 높은 이들 선종이 본격적으로 건조돼 매출로 이어지면서 ‘수주-건조-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건조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혁신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반기에도 실적은 같은 요인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외형 확대보다 수익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이 실적 방어에 효과를 내고 있다”며 “신규 수주 없이도 당분간은 수주잔량으로 생산라인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보유한 수주잔량은 약 3.5년치로, 과거 평균치인 2~2.5년을 크게 상회합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인도 물량에 기반한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들은 하반기에도 친환경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면서 해양플랜트·방산 등 비상선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6월 기준 한국의 척당 수주 톤수는 5.8만CGT로, 중국(2.7만CGT)의 두 배를 넘어, 같은 선박 1척을 수주하더라도 더 크고 고수익인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향후 미국 시장 개방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한미 간 방산 및 조선 협력 확대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 기존 조선소들이 선종별로 최대 36개월에 이르는 납기 지연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일부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발 신규 수주 기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신규 발주 감소세는 리스크입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 세계 선박 수주는 1938만CGT(647척)로 전년 대비 54%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은 487만CGT(113척)를 수주하며 33% 줄었고, 중국도 1004만CGT(370척)로 65% 감소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고공 행진, 미·중 무역 분쟁, 보호무역 강화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신규 발주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고부가·친환경 선종에 집중하고, 생산성과 비용 효율성 제고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여름휴가·추석에도 흑자 기조 유지·수주 호조 가능”

하반기 미국발 LNG 프로젝트, 규제와 현실적 제약으로 즉각적 성과 제한

▷출처: 한화오션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조선업계가 LNG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전략과 생산성 혁신을 기반으로 상반기 실적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다만 시장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실적과 달리 수주 물량은 이미 최고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상반기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하반기에도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상적으로 하반기에는 여름휴가, 추석 연휴 등이 있어 매출 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중국조선소 제재 및 미국 전략 상선단 구성 등으로 수주 상황은 당분간 호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냥 낙관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이는 조선 시장이 이미 최고점을 지나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체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로 인해 예년보다는 수주가 다소 뒤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작년보다 58% 감소한 가운데, 한국은 33만CGT(16% 점유율)를 수주하며 중국(152만CGT·75% 점유율)에 크게 뒤처졌습니다. 이로써 7월 한 달간 수주 점유율은 중국이 75%, 한국이 16%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하반기 반등의 기회로 주목받는 미국발 LNG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견해가 제시됐습니다. 미국발 LNG 프로젝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존스법 등 규제 문제로 인해 실제 물량이 당장 올해 안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리고 해양플랜트 시장은 최근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규모 유전 개발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나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