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 이은 ‘K-웹소설’ 열풍

이제 웹툰은 대중적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콘텐츠로, 거대한 시장규모를 가진 한국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웹툰 시장의 규모와 플랫폼의 성장은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인기 웹툰 작품을 원작으로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되면서 더욱 인기를 모았으며, 흥행과 거대한 성과를 바탕으로 웹툰의 시장가치를 꾸준히 높여왔습니다. 그리고 2022년 지금은 웹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웹소설(Web Novel)’의 성장과 활약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웹소설’은 국내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재되는 소설을 뜻합니다. 기존의 ‘인터넷 소설’ 등으로 불리던 웹소설은 2010년대 이후에 더 이상 종이책으로 출간할 필요없이 스마트 모바일기기를 통해 연재와 수익 창출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웹소설은 누구나 작가로 도전할 수 있으며, 그 내용과 소재 또한 다채롭고 역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점차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 2020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에 의하면, 2013년 200억원 미만의 시장 규모였던 웹소설은 2020년에 6,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룩하였으며, 웹소설 이용자의 35.2%가 매일 웹소설을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조사자들의 72.4%가 유료 결제를 통해 웹소설을 구매하여 구독한다고 답했으며, 월 평균 지출 비용에 있어서는 1~3만원 지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편당 결제하는 방식의 웹소설 연재에도 많은 구독자들이 비용을 지불하며 즐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0년대부터 더욱 가속화된 스마트 모바일기기의 보급률은 웹소설의 대중화와 성장을 가능케한 일등공신입니다. 더불어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웹소설은 간편하고 빠르게 향유할 수 있는 ‘스낵컬쳐(Snack Culture)’의 매력이 높아진 점도 웹소설의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나아가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대유행으로 실내활동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비대면 온라인 취미활동의 부상으로 웹소설 시장은 더욱 거대해졌습니다. 웹소설은 과거엔 다소 대중적이지 못한 비주류 콘텐츠에서 지금은 100억대 가치를 넘어서는 대중적 콘텐츠로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 웹 소설과 전문 플랫폼의 성장: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은 웹소설 전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재되는 방식으로 집필됩니다. 웹소설의 대중적 인기와 시작 규모가 상승한만큼 이를 서비스하는 전문 플랫폼도 높은 성장을 보여줬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대기업인 네이버, 카카오와 문피아, 리디북스, 노벨피아 등 유명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웹소설 작품들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웹소설 플랫폼은 글로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한 웹소설을 서비스하거나 단행본 출판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 네이버 시리즈 메인 (출처: 네이버시리즈 공식 사이트 캡쳐)


▶ 카카오페이지 메인 (출처: 카카오페이지 공식 사이트 캡쳐)

2013년 1월 정식으로 등장한 네이버 웹소설 플랫폼은 당시 생소한 단어인 ‘웹소설’을 소비자에게 새롭게 인식시키며 등장하였습니다. 기존의 실물로 발행되던 소설과는 달리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방식으로 새로운 웹소설 작가들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보다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네이버시리즈에서는 웹툰과 웹소설을 모두 서비스하는데, 특히 네이버 콘텐츠 사업의 효자인 웹툰은 2021년 4분기 글로벌 연간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커다란 웹툰 서비스의 노하우로 새로운 웹소설도 발굴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최근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지분을 일정 취득한 네이버는 네이버웹툰과 문피아를 통해 ‘2022 지상최대 웹소설 공모전’을 개최하면서 웹소설 원석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에서도 2013년 4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등장하면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웹소설이 등장하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웹소설과 웹툰을 중심으로 현재는 웹드라마와 웹예능,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무료 연재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를 통해 신진 작가의 자유로운 웹소설 지필을 장려하고 있으며, ‘스테이지 웹소설 2022’를 통해 신작 발굴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K-웹소설 국내외 총 매출 110억 원 달성: <재혼 황후>

▶ 웹툰 <재혼 황후> (출처: 엠스토리허브)

2018년 11월 2일 네이버 웹소설 플랫폼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한 <재혼 황후>(작가: 알파타르트)는 한국의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재혼 황후>는 가상의 배경인 동대제국의 황후인 여주인공 ‘나비에’는 황제가 새로 들인 후궁에게 황후의 자리를 위협받게 되자 정식으로 재혼 승인을 요청한 후의 사건들이 주된 내용입니다. 웹소설 속 매력적인 인물들과 짜임새 있는 진행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네이버시리즈의 간판 작품으로 웹소설 누적 조회수가 2020년 기준 1억을 넘어서면서 대흥행을 이룬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웹소설 <재혼 황후>는 큰 인기에 힘입어 웹툰화 되어 연재되고 있으며, 웹툰 또한 누적 다운로드 수만 현재 2,407만을 달성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성공한 <재혼 황후>는 해외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으면서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태국어 등 10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아 웹소설 단일 기준 국내외 총 매출이 110억원을 넘어선 메가 히트작으로 현재까지 흥행을 이어기고 있습니다.

▶ ‘재혼 황후’ 메타버스 팬미팅 (출처: 엠스토리허브)

웹소설<재혼 황후>는 원작 소설의 인기가 웹툰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12월 29~30일에는 전세계 2.6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서 팬미팅이 열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팬미팅은 <재혼 황후>의 배경인 동대제국을 재현하고, 웹툰의 그림작가 ‘숨풀’과 각색 콘티작가 ‘히어리’와 실시간 아바타 채팅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재혼 황후>의 배경인 동대제국을 메타버스에서 구경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품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직접 작가에게 질문하고 소통할 수 있었던 팬미팅 행사는 약 3,000명의 팬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팬미팅을 참가한 팬의 80%는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팬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입니다. 해외 팬들은 작가와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 나아가 <재혼 황후>가 아닌 다른 K-웹소설과 K-웹툰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웹소설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 ‘재혼 황후’ 유튜브 광고 (출처: 유튜브 캡쳐)

웹소설은 2차 콘텐츠로 활용이 용이한 특성을 보여줍니다. 웹소설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웹소설 원작의 웹툰과 드라마, 영화, 오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가 제작, 활용되고 있습니다. 웹소설 <재혼 황후>는 ONMU(One Source Multi-Use)의 대표적인 예시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원작을 각색한 웹툰이 현재까지도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웹툰을 단행본 서적으로 출판하기도 하였으며, 북미 지역 영문판 단행본은 YenPress에서 유통을 맡고 있습니다. YenPress는 북미 1위, 글로벌 3위의 출판 유통사로써 미국의 <트와일라잇> 시리즈,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일본의 <강철의 연금술사>, <너의 이름은> 등 전 세계 쟁쟁한 단행본을 성공적으로 유통시킨 이력이 있기에 <재혼 황후> 단행본의 성과도 기대가 됩니다.

<재혼 황후>는 2021년 3월부터 오디오 드라마로 제작되어 현재 완결까지 공개된 상태입니다. 각 성우들이 더빙하여 열연하는 오디오 드라마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6월 16일 기준으로 구독자 수가 10만명에 달하여 다시 한번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2022년 현재 드라마화 예정 소식까지 들리면서 과연 연이은 흥행과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 K-웹소설의 가치와 전망

웹소설은 2차 창작물로써의 가치는 최근의 일은 아닙니다. 이미 웹소설로 유명한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탄탄 스토리와 매력적인 인물의 등장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기에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 KBS2<구르미 그린 달빛>(2016) (출처: KBS2)


▶ SBS<사내맞선>(2022) (출처: SBS)

2016년 KBS2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대표적인 웹소설 원작 드라마입니다. 네이버 웹소설 플랫폼에서 연재, 완결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다운로드 수 1,664만을 기록한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각본화를 거쳐서 드라마로 방송되었습니다. 또한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23.3%를 기록하면서 웹소설 원작 드라마의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의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이후 방영된 <김비서과 왜그럴까(2018)>, <설렘주의보(2018)>, <사내맞선(2022)> 등의 웹소설 원작 드라마의 연이은 흥행은 다음 활약상을 기대하게 만들어 줍니다.

웹소설 시장의 성장은, 점차 다양해지는 웹소설의 장르와 신진 작가의 등장으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특히 2차 콘텐츠 활용과 제작이 활발한 웹소설은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원천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재혼 황후>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들이 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콘텐츠의 장점인 섬세한 표현과 몰입감 강한 전개의 매력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K-웹소설은 국내에서 대중적인 콘텐츠로 부상하였으며, 쟁쟁한 웹소설 플랫폼들의 경쟁적인 해외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총 매출액 1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다수의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웹소설은 단일 지적재산권(IP)로의 가치를 증명하였습니다. 콘텐츠의 원천으로 높은 가치를 지녔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웹소설은 웹툰, 오디오 드라마, 영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 재창작으로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웹소설은 플랫폼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빠른 호흡과 접근성으로 다가오는 웹소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기대가 됩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