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프로젝트 시작

– 대우조선∙한국조선해양 4척∙2척 계약… ‘빅3’ 예약분 중 첫 물량
– 삼성중공업 등에 추가발주 이어질 듯… 최근 선가와 큰 차이 없어

국내 ‘빅3’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24조원에 달하는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발주 프로젝트의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 LNG 운반선 (출처: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으로부터 17만4천입방미터(㎥)급 LNG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계약금액은 총 1조734억원으로, 이들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5년 1분기까지 선주사에 인도된 후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 LNG운반선에는 저압 이중연료추진엔진(ME-GA)과 재액화설비가 탑재돼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대우조선해양은 전했습니다. 또 효율적인 선박 운영을 위해 회사의 스마트십 솔루션인 DS4 등이 적용됩니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17만4천㎥ 급 LNG운반선 2척을 총 5천375억원에 수주했습니다. 선박들은 울산 현대중공업[329180]에서 건조돼 2025년 상반기까지 선주사에 인도됩니다.
한국조선해양은 해당 계약이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 따른 수주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카타르 정부가 2020년 국내 빅3와 체결한 100여척 건조 슬롯 계약의 일환임이 확실합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2020년 6월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업체와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슬롯 계약은 신조(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현재 7천700만t(톤) 정도인 노스필드 가스전의 LNG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1억2천600만t으로 확대하는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이번 대량발주 프로젝트는 규모만 190억달러(약 24조원)에 이르는데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선들은 프로젝트에 따라 건조되는 첫 번째 선박들로,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않은 삼성중공업의 수주 여부가 곧 결정 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계약으로 올해 수주 목표치의 69.8%, 61.5%를 각각 달성했습니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계약한 LNG선의 가격은 평균 2천700억원으로, 현재 평균 선가인 2억2천700만달러(2천855억원)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원자재값과 신조선가 상승으로 인해 2020년 당시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빅3 업체들이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배치되는 것입니다.

앞서 일각에서는 빅3 업체가 2020년 카타르와 체결한 계약서에 원자잿값 상승 등을 고려한 선가 변동 조항이 제외돼 당시 계약대로 수주할 경우 수천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빅3 업체는 계약에 원자잿값 상승을 고려한 연동 조항이 삽입됐고, 같은 선박을 여러 척 수주하면 설계 한 번에 연속 건조가 가능해 수익성이 올라간다며 반박한 바 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동조항에 더해 협상을 통해 원자재값 상승분이 일정 정도 반영된 계약금이 책정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선가에 따라서 한 척당 1억8천600만달러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 계약금액은 2억1천만달러가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 중국 LNG 운반선 수주 가세… 대우조선해양 ‘톱3’ 위협받는다

▶ 조선소 전경 (출처: 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사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주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가 늘어나면 LNG선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자리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사 장난조선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 기업 애드녹의 자회사로부터 17만5000㎥급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4척을 수주했습니다.

장난조선은 아직 대형LNG선을 건조해 본 경험이 없지만, 이번 수주로 LNG선 마수걸이 수주를 달성하게 됐습니다. 이에 앞서 대련조선 또한 지난 4월 중국초상국그룹 자회사인 CMES로부터 17만5000㎥급 LNG선 2척을 수주했습니다. 해당 수주 역시 대련조선의 첫 대형 LNG선 수주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LNG선 건조가 가능했던 후동중화조선을 포함해 장난조선, 대련조선까지 3곳의 중국 조선사가 글로벌 LNG선 수주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들과 경쟁하게 됐습니다.

중국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 점유율이 높아질 경우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위협받는 곳은 대우조선해양입니다.

참고로 글로벌 LNG선 시장 점유율은 한국조선해양이 38%로 1위, 삼성중공업이 25%로 2위, 대우조선해양이 16%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이 13%로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후동중화조선은 국내 조선 3사와 카타르에너지의 프로젝트 슬롯 계약에 성공한 조선사로, 지난 4월 4척의 LNG선 수주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근 상하이 봉쇄가 해제되며 조업을 중단했던 중국 조선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후동중화조선소는 지난달 16일 1만3300DWT(순수화물 적재톤수)급 다목적 운반선을 인도했고 장난조선도 봉쇄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9만9000㎥급 초대형 에탄올 운반선을 인도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비슷하다”며 “하지만 가격 경쟁에 돌입하게 되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조선사들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까지 국내 조선사들은 전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 61척 중 39척을 수주하면서 중국(22척)에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