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대처하는 세계: 탄소중립

최근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등장한 ‘RE100’이라는 용어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을 뜻하는 단어로. 2022년 2월 현재 애플, 구글, 이케아, GM 등 전세계 굴지의 기업 349곳에서 참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의 경우는 RE100 때문에 약 3조 원을 투자한 유럽의 최대 연기금 운용사에게 경고 서한을 받았습니다. 유럽의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사 APG는 삼성전자의 탄소배출량은 매출의 8.7%에 달하지만 탄소중립에 대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지적하였습니다. 더불어 장기 투자자들과 소통하려 투자자 제안에 신중한 검토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 10곳도 삼성전자와 동일한 서한을 받았습니다. 탄소배출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 등 환경문제의 중요성은 국가와 사회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 중요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이슈인 탄소중립의 의미와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지점은 무엇일까요?

#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출처: 환경부 홈페이지)

근대 이후 과학과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 인류는 과거에 비해 풍족한 혜택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산업화를 이끌었고, 산업화는 환경파괴의 문제를 커다란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점점 증가하면서 지구 밖으로 방출되는 복사열 감소하며 지구온난화를 심화되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평균온도를 높였고, 이로 인해 폭우, 폭설, 태풍, 사막화 등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와 동식물의 멸종, 식량문제와 같은 심각한 현상이 잦아졌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30년 평균 온도가 1.4℃ 상승하면서 이상기후 현상으로 많은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인류를 위협했습니다. 전세계를 강타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기도 하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2021년 케임브리지대 연구진과 하와이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최근 100년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기후변화가 생겨서 중국 남부와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이 박쥐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열대 관목수림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박쥐가 서식지로 애용하는 열대 사바나와 낙엽수림으로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박쥐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몸에 보유하고 있어 인수감염의 개체로 지목되는 동물입니다. 또한 박쥐 한 종은 평균 2.7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몸에 지닌 것으로 알려져있어서 이번 코로나19의 주요 숙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자연재해만 아니라 신종 감염병과 같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계는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 탄소중립: 1.5℃를 위한 약속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 높아진 최근에는 환경문제가 커다란 이슈가 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제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이란, 인류가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의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류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흡수율과 균형을 이룰 때 탄소중립이 달성되어 이를 ‘넷-제로(Net-Zero)’라고도 부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을 줄이고,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적 노력에서부터 탄소중립은 시작됩니다.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원과 자연 친화적이지 못한 일회용품을 만들고 소비하는 자체로 우리는 온실가스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 지구는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온도가 1℃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와 해수면 상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인류의 미래와 직결되기에 국제사회는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참여하는 ‘파리협정’을 2015년 채택했습니다. 이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2016년 11월 4일 파리협정이 발효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1월 3일 파리협정을 비준하였습니다. 파리협정은 전 지구 평균 지표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전인 1850~1900년 대비 2℃ 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나아가 1.5℃ 아래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2100년까지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상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자는 약속인 것이죠. 이 1.5℃~2℃를 기후 저지선(climate defense line)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고기후 분석과 지구의 기상 모델링 연구 결과를 통해 지구 평균 2℃ 상승이 지구 기후가 수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구 평균온도가 2℃ 상승하면,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면서 많은 인류의 목숨과 터전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변화 속도와 강도가 통제할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1.5℃로 제한한다면 건강과 생계, 식량과 경제 안보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생물다양성의 위험성도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지구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IPCC(Intergover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2℃ 상승 억제와 비교해 1.5℃ 이하로 상승을 억제했을 때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 상승 시 생태계와 인간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매우 높은 위험에 처할 수 있지만, 1.5℃ 상승 억제시 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기에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하는 목표가 정해진 것입니다.

▶ 상승 지구 평균온도별의 영향 비교 (출처: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전략(LEDS))

우리나라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1990년대는 경제성장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연평균 5.4%)하였으며, 2000년대는 연평균 증가율이 1.9%,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연평균 1.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총 7억 2,800만 톤의 CO2 온실가스를 배출했으며, 연간 국가 배출량(2017년 기준)은 세계 1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5위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도 국제 사회에서 짊어진 책임이 크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분야별 배출량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에너지가 6억 3,240만 톤CO2(비중 86.9%)로 가장 많으며, 산업공정이 5,700만 톤CO2(비중 7.8%), 농업이 2,120만 톤CO2(비중 2.9%), 폐기물이 1,710만 톤CO2(비중 2.3%)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였다고 합니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는 탄소 배출량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탄소중립에 대한 책임도 높습니다.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의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에 주요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또한 파리협약의 목표를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2020년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탄소중립 계획을 밝히면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 중입니다.

#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

2050년 탄소중립의 대전환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정부와 관계부처는 2020년 12월 7일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탄소중립과 삶의 질 향상,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 경제구조와 산업, 사회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친환경적 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탄소배출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내연기관 퇴출과 친환경 자동차와 전기차로 변화하는 것 또한 탄소중립을 위한 추진 전략의 일환입니다. 이 밖에도 화석연료가 아닌 신재생에너지로 적극 전환, 고탄소 발생 기존 산업 업종에 기술 개발 지원, 탄소가격 구축, 자연생태의 탄소 흡수 기능 강화 등 다양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탄소중립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화학연료의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이 중요합니다. 이는 풍력, 조력, 태양광처럼 자연물에서 얻는 에너지를 비롯하여, 폐비닐과 플락스틱 등 순환자원을 활용하여 석유를 얻는 방법 또한 좋은 대안이 됩니다. 그러나 모든 발전소와 자동차 구동방식을 친환경적 신재생 에너지로 100% 바꾼다 하여도 늘어나는 인구와 가축, 경제와 산업활동(제철, 건축 산업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온실가스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여, 격리 혹은 저장하는 ‘탄소 포집’이 필요합니다.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 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은,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배출되기 이전에 포집하여 처리가 가능한 장소로 이동한 뒤에 저장하거나 화학적, 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다른 화학물질이나 연료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입니다.

▶ 탄소 포집 저장 프로세서 (출처: GE리포트 코리아)

이렇듯 실생활에서 우리가 실천할수 있는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외에도 인류가 필연적으로 발생시킨 탄소를 포집하고, 대기로부터 격리시킬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는 새로운 기술 발전과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탄소포집과 포집 후 보관 및 재활용 기술에 대한 투자는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0년 말에는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가 직접 산소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 탄소중립 생활 실천 캠페인 ‘나무심기’ (출처: 2050 탄소중립 홈페이지)

반면 탄소포집은 반드시 인공적 기술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탄소포집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이고 익숙한 방법은 자연적인 포집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나무와 숲, 습지, 갯벌을 늘리고 보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숲과 습지, 갯벌은 훌륭한 탄소 흡수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은 매우 유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녹지뿐 아니라 갯벌을 통해서도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데요. 이걸 블루 카본(Blue Carbon, 푸른 탄소)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서해안 갯벌은 세계 최대 규모로 2480㎢가 연간 흡수하는 탄소가 26만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훌륭한 흡수원인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키며 가꾸워 나가는 일 모두가 탄소중립과 미래를 위한 일입니다.

# 미래를 위한 실천: 탄소중립

▶ 탄소중립 캠페인 (출처: 2050 탄소중립 홈페이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탄소중립의 목표를 확고히 세우며 실천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새로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법 외에도 실생활에서 우리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낭비되는 에너지를 아끼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나아가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PC의 휴지통과 이메일함을 정리하는 일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실천하면 탄소중립 목표까지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