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맞은 한국과 프랑스, 전쟁 시작된 우크라이나
# 2022 한국과 프랑스의 대선을 앞두고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한국처럼 프랑스도 올해는 대선의 해입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대선 연도는 2002년 이래로 겹칩니다. 한국은 1987년 이래 5년 단임제이고, 프랑스는 2002년 이전까지 7년 연임제였으나 법 개정을 통해 5년 연임제, 2008년 5년 중임제로 바뀌었습니다.
한국에선 후보자의 다수 득표가 그대로 당선으로 연결되지만, 프랑스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상대로 2주 후 결선투표를 실시해 당선자를 결정합니다. 한국 대선은 평일을 특정공휴일로 지정해 실시하지만 프랑스에선 대선 포함, 모든 선거를 일요일에 행합니다.
▶ 제20대 대통령선거 벽보 (출처: 예작기획)
프랑스의 경우, 여론조사로 나타난 대선 제1이슈는 ‘구매력 회복’입니다. 마크롱 정권하의 프랑스 거시경제 지표가 그리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실업률은 7.4%(2022년 2월 기준)로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7% 상승에 이어 올해 중반까지 3.2%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마크롱은 ‘2027 완전고용’을 이번 대선 공약으로 내걸 계획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약 19%)에 위치해 있습니다. 7% 성장률은 2020년 –8.8%(세계금융위기로 인한 2009년 3.9%의 2배 이상 수치)의 기저효과로 인한 반등일 뿐입니다.
‘구매력 회복’ 이슈는,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가스∙전기∙유류세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상승과 코로나 19로 인한 소비 부족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프랑스의 또 다른 대선 이슈는 ‘제조업 육성’입니다. 변변한 수출상품이 없는 프랑스는 만성적 무역수지 적자를 겪고 있으며, 2021년 적자규모는 847억 유로(약 962억 달러)입니다.
# 대선 이슈의 차이
한국의 경우, 현 정부에서 발생한 부동산 폭등과 무주택자들에 대한 대책이 대선의 가장 큰 이슈이자, 대선후보들의 제1공약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다음 순으로 2030 청년 일자리,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 대책, 젠더갈등, 원전 폐기 여부, 연금개혁, 기본소득, 주4일제, 4차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 선점, 지방균형발전 그리고 한미일 군사 외교 관계 등이 대선 이슈와 공약으로 제기됐습니다.
한국에서 큰 대선 이슈가 되고 있는 집값 폭등과 무주택자 대책은, 프랑스 캠페인에선 다소 미미한 편입니다. 마크롱을 비롯한 주요 후보들은 인구 9%의 주거 불편자들을 위해 사회주택(HLM,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불량주택 개선으로 응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주요 후보들간 TV토론에서 나왔던 연금개혁은, 프랑스에서도 두 번째 이슈로 자리매김합니다. 마크롱은 지난 2017 대선 캠페인에서 연금개혁(연금 개시 연령을 지금의 60세에서 62세로 상향조정)을 약속했습니다. 집권 후 이를 시행하려 했으나 벽에 부딪혔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현상유지를 제안한 마린 르 펜을 제외하고, 주요 후보들 대부분이 연령을 높이자는 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대신, 원전 유지 또는 추가 건설은 프랑스 주요 후보 모두가 내세웠고, 사회당 이달고 후보마저 ‘추가 건설은 없되, 기존 발전소 가동을 연장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le revenu universel)에 대해서는 주요 후보 모두가 세금 인상의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했습니다. 한국 대선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젠더 이슈 또한 프랑스 대선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 전쟁 발발에 유가 200달러 돌파 주장도
– 물가∙무역 등 악재…성장률 3% 달성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로존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BS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료, 가스, 전기 가격이 10% 상승할 때 유로존의 소비자지출 성장은 0.4%포인트, 경제 성장률은 0.2%포인트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에너지 가격을 높일 뿐 아니라 에너지 볼륨의 전면적인 배급이 일어나면 경제적인 여파는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로존 경제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급증세에서 회복되면서 2월에 반등세를 보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다시 약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WSJ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경제적 영향은 공격 규모와 미국의 제재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막는 광범위한 제재와 전투는 러시아 가스에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WSJ는 러시아의 MC 노릴스크 니켈 PJSC가 세계 최대 팔라듐 생산 업체로, 전체 생산량의 25~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팔라듐은 자동차 촉매 변환장치를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 원료로 꼽히고 있어 러시아의 팔라듐 공급이 둔화될 경우 자동차 산업이 추가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WSJ는 언급했습니다.
천연가스 공급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가 있지만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큽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프리 쇼트 선임 연구원은 제재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량의 상당한 감소는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U 관료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이 에너지 가격을 더 높이겠지만 인플레이션을 둔화할 만한 다른 경로를 통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습니다.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의 인터뷰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분 아니라 투자자들의 자신감이나 소비자의 신뢰, 무역 등에 영향을 준다”며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볼 때 상품 가격의 기계적인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기 전망을 위해서는 거시 경제의 영향이 합쳐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바로 원자재 가격 상승, 곡물 가격 상승 등에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입니다.
지금 원자재, 가스 공급난으로 인해서 반도체, 자동차, LNG 조달에 비상이며, 중국의 네온 값이 올 초보다 70% 가까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일본 LNG 현물가격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는 조선과 자동차 분야에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러시아는 선박시장에서 10조원 규모의 매우 큰 시장이고, 우리 조선3사는 러시아로부터 많은 수주를 따오곤 합니다.
그리고 자동차 분야에서도 부품을 선적하지 못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이 이런 것처럼 다른 나라 역시 공급망 차질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