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Book) 플랫폼의 급성장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큰 수혜를 입은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전자책, 오디오북 시장입니다.
서점이나 도서관 방문 대신 집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전자책의 장점이 부각됐으며, 여기에 웹툰·웹소설·오디오북·챗북 등 전자책 관련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독서의 방식이 다양해진 것도 전자책 인기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자책 대출실적이 전년대비 62%가량 증가했습니다. 2021년 올해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자책 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e북(e-Book)이라고도 하며, 도서로 간행되었거나 간행될 수 있는 저작물의 내용이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해 전자 기록매체·저장장치에 수록된 뒤,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컴퓨터나 휴대용 디바이스로 그 내용을 읽고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한 디지털 도서를 총칭합니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인쇄나 제본 등의 제작비와 유통비를 절약할 수 있고, 재고 부담이 적으며 책 내용을 업데이트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온라인 구매를 통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만 별도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독서를 하면서 동영상 자료를 보거나 배경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디바이스 등에 저장하여 언제 어디서나 쉽게 원하는 책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 전자책의 기술 표준, EPUB(이퍼브, Electronic PUBlication)
‘EPUB’는 ‘electronic publication’의 줄임말로, 국제디지털출판포럼(IDPF, International Digital Publishing Forum)에서 제정한 전자책의 기술 표준입니다. 2007년 9월에 전 세계 공식 표준이 된 이후 많은 전자책 업체가 이 EPUB 포맷을 채택해 e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북미의 경우 아마존의 킨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자책 디바이스가 이 EPUB을 지원하며, 국내 전자책 업체들도 대부분 EPUB을 지원합니다.
EPUB은 웹 페이지와 동일하게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을 활용해 제작되며, 웹 페이지에 저작권 보호 기술을 더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웹 페이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EPUB으로도 모두 표현할 수 있습니다.
EPUB를 설명할 때, 흔히 음악파일의 한 종류인 mp3에 비유하곤 합니다. 음악파일에는 mp3, wma, asf, wav, ogg 등 다수의 오디오 압축 방식 포맷이 있는데, 이 중 mp3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따라서 wma나 ogg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는 간혹 있어도 mp3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는 거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자책 포맷에도 EPUB, pdf, azw 등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대중화된 포맷이 바로 ‘EPUB’입니다. 만일 전자책 표준이 없었다면 전자책 업체들은 각각의 포맷별로 따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며, 소비자들은 하나의 전자책 기기 안에 여러 전자책 포맷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것입니다.
하지만 mp3가 아날로그 음악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과는 달리 EPUB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전자책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전자책 시장은 EPUB와 pdf(어도비 사의 문서 표준)가 각각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EPUB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공간조정(reflowable)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용하는 디바이스의 크기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화되는 기능으로 특히 스마트폰과 같이 디스플레이가 작은 디바이스에서 빛을 발합니다. 문서가 잘리지 않아 화면을 이쪽저쪽 드래그하며 볼 필요가 없고, 글자 크기가 줄어들지 않아 읽기에도 수월합니다. 쉽게 말해 PC 모니터처럼 큰 화면에서 1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콘텐츠가, 스마트폰과 같이 작은 디바이스에서는 3~4페이지로 자동으로 반응하여 분할되어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 자동공간조정 기능은 이미지가 많은 전자책에서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잡지나 여행, 요리 등의 전문서적은 문자와 이미지의 배열에 편집자의 집필 의도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EPUB로 보게 되면 문자와 이미지의 배치가 망가지면서 종이책 원본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망쳐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EPUB은 디바이스의 크기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화되는 것이 장점이나, 만화책 등에서는 EPUB보다 자동공간조정 기능이 없는 pdf 형태가 더 유용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포맷이 바로 pdf입니다. pdf는 일반적으로 종이책 원본과 똑 같은 크기로 제작됩니다. 따라서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으로 보게 되면 종이책의 일부밖에 볼 수 없습니다. 다른 부분을 보려면 화면을 드래그해야 하지만 원본의 편집 구도를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또한 만화책과 같은 이미지 중심의 종이책을 읽기에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EPUB 포맷의 만화책을 본다면 이미지가 지나치게 줄어들어 글자를 제대로 읽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EPUB은 소설과 같은 문자 위주의 종이책과 화면이 작은 디바이스(스마트폰 등)에 적합하고, pdf는 만화책과 같은 이미지 중심의 종이책과 화면이 큰 디바이스(태블릿 PC 등)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EPUB를 서비스하고 있는 종이책 업체들은 pdf를 함께 지원하거나, 현재는 지원하지 않더라도 향후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EPUB vs PDF
# 진화하는 EPUB
도서를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전자책 코너를 별도로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인터파크, YES24, 알라딘, 리브로,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등에서 EPUB 전자책을 판매하고 있으며, 애플의 ibooks, 구글의 구글플레이도서 등 플랫폼 회사의 앱 장터와 KT 북카페, SK텔레콤 T스토어 등 통신사의 앱 스토어에서도 전자책을 판매합니다. 북큐브나 조아라 같이 EPUB 전자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도 생겨났으며, 전자책의 가격은 보통 종이책의 절반 수준입니다.
EPUB 전자책 대부분에는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이 걸려 있습니다. 기존의 전자책 포맷들은 DRM을 지원하지 않아 불법복제를 막기가 사실상 힘들었으나 이 DRM으로 저작권자를 보호할 수 있는 것도 EPUB 포맷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업체간 DRM 표준화가 완전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정 업체에서 구입한 EPUB 전자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와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하나의 쇼핑몰만 주로 이용하게 되는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EPUB은 글(텍스트), 그림, 링크 위주에서 동영상, 음악 위주로 변하고 있습니다.
국제디지털출판포럼에서 공개한 ‘EPUB3’를 활용하면 화면이 움직이고 소리가 흘러나오는 멀티미디어 북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전자책은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단조로운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보다 쉽고 역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 누구나 EPUB 형태의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시중에는 EPUB 전자책을 제작하려는 사용자를 돕기 위해 시길(Sigil), 뷰포터, 펍트리 에디터 등 다양한 EPUB 저작도구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을 이해하고 있어야 EPUB 전자책을 만들 수 있었지만, EPUB 저작도구의 기능이 향상됨에 따라 파워포인트 문서를 만드는 것처럼 전자책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EPUB 저작도구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예제)에 맞춰 글, 그림, 동영상, 음악 등을 배치하고 DRM을 추가하면 전자책이 완성됩니다. 물론 HTML, CSS 등을 이해하고 있다면 한층 미려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전자책을 만들 수 있으며, 전자책의 시장은 앞으로 더욱 발전될 것입니다.
오디오북(Audio Book), 읽는 책에서- 듣는 책으로!
책을 ‘읽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스피커폰 등의 보급 확대로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의 발달에 따라 ‘오디오북(Audio book)’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국내 오디오북 콘텐츠의 양적 증가와 함께 구독자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올해 독서 콘텐츠의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로 오디오북(Audio book)의 성장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플랫폼 내 오디오북 이용자 수가 2019년 대비 1.8배 증가했으며, 서재에 가장 많이 담긴 도서 100권 중 오디오북이 차지하는 비율도 13%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오디오북 제작 방식도 1인 낭독에서 탈피해 대형화하고 있으며, 지난달 공개된 고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 오디오북은 성우 16명을 투입해 1년간 제작했습니다. 내년 출시를 앞둔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 오디오북은 성우 31명이 참여했습니다.
한때 오디오북 하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특수한 분야 중 하나로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며, 한국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원어동화만을 중심으로 시장이 발달해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인들 사이에서도 오디오북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독서 시간이 부족한 중장년층과 서점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그 대상입니다. 오디오북의 유행은 아울러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려 “종이 없는 책”으로서의 매력요인도 가졌습니다.
‘오디오북(Audio Book)‘이란, 북디자인이 아닌 녹음작업으로 만든 귀로 듣는 책, 혹은 귀로 읽는 책을 뜻합니다. 기존에도 테이프리코더나 콤팩트디스크(CD)를 통해 유명한 성우의 음성으로 시를 녹음해 듣는 경우는 있었으나, 대중적인 기반은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함께 ‘듣는 책’의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미국에서는 오디오북이 전체 출판물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등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으로, 미국의 대표적 음악상인 그래미상에도 일반/코미디/어린이용 등 세 개의 경쟁부문이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테이프, CD 등 전통적인 오디오북 외에 mp3로 책의 일부를 다운받아 들을 수도 있는 등 형식 또한 다양합니다.
과거에는 장편소설과 같이 분량이 많은 경우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녹음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오로지 귀로만 듣는다는 약점 때문에 내용을 축약해 녹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존의 축약 형태에서 벗어나, 많은 분량의 원문을 그대로 녹음해 출시하는 등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녹음한 오디오북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도 2000년 이후 오디오북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오디오북 전문업체가 생겨나고, 심지어 ‘책 읽어주는 사람’을 뜻하는 ‘북텔러(book teller)’가 신종 직업으로 등장하기까지 하였습니다.
* 오디오북 제작 과정: 녹음 > 편집 > 마스터링 > 검수 > 인코딩
(최종 재생 시간을 기준으로 녹음 시간은 2배, 편집 시간은 3배, 검수 시간은 2배가 소요됨)
# 오디오북 시장의 확대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스토리텔은 최근 미국 대표 오디오북 업체 오디오북스닷컴을 인수하고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있습니다. 스토리텔 스웨덴 본사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하고 있던 오디오북스닷컴 지분 모두를 인수한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최종 인수는 오는 12월 말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스토리텔은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고, 오디오북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할 계획이며, 특히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한국 작품을 영어 오디오북으로 제작·지원하는 사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간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한 유통망 확장에 집중해왔으며, 지난 5월에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제휴를 맺고 스포티파이 앱에서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며 콘텐츠 유통을 도모하기도 했던 스토리텔이 인수에 나선 오디오북스닷컴은 미국 대표 규모의 오디오북 서비스 기업으로, 현재 150여 국에 진출해 30만 개가 넘는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지나며 국가를 불문하고 오디오북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
# 오디오북의 과제
저작권 문제로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을 콘텐츠의 질 향상으로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 오디오북 업체들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이미 ‘공짜로’ 책 낭독을 즐기는 네티즌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물론 최신작의 경우 전권 낭독이 어렵지만 이미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세계명작의 경우 굳이 책을 사서 읽는 대신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수요를 끌어들이려면 전문 성우나 유명 작가의 재구성을 통해 훨씬 실감나는 2차 창작물을 제공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으로 만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좁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다양한 독자들이 취향을 모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1위 플랫폼을 이용중인 한 독자는 “처음에는 이 정도 비용이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신청했지만, 정식 계약된 책들만 이용 가능하다 보니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함을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현재로서는 소비자 니즈에 대한 세심한 파악과 콘텐츠의 다양화가 오디오북 업계의 가장 큰 숙제라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