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산업생산 다시 뒷걸음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산업생산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감소했습니다. 수출 증가 등 최근 경제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에 고무줄처럼 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산업생산 8개월 만에 뒷걸음


통계청은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서 지난달 전산업 생산이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0.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특히 정부 방역대책 피해를 받은 대면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방학과 휴가철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예술·스포츠·여가 생산이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역시 영업제한 피해를 본 도소매 생산도 전 달에 비해 감소했습니다. 전체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0.2% 줄었습니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은 지난달 기저효과로 1.6%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관련 품목 생산 감소로 전자부품에서 감소세 두드러졌습니다. 컨테이너선·항공기 부품을 중심으로 기타운송장비에서도 큰 폭 감소했습니다.

통계청은 “LCD는 지난달 말 스마트폰 신작이 출시하면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 기저효과로 지난달에는 생산이 줄었다”면서 “항공기 부품 등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관련 업황 좋지 않아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콕족’ 영향에 소비는 증가


반면 소비는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1.6% 증가했습니다. 특히 ‘집콕족(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 영향에 가전제품 등 내구제 판매가 많았습니다. 의복도 겨울철 할인 등 프로모션 등 영향으로 구매가 늘었습니다.

설비투자는 최근 수퍼사이클(초호황기) 맞은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전달과 비교해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일평균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증가폭이 2배를 넘을 정도로 급등했습니다. 다만 공사실적이 줄어든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6.0% 감소했습니다.

취업자 수 감소와 건설 부진 영향으로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전 달 대비 2.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반면 코스피 상승 영향으로 앞으로 경기전망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0.3포인트 상승한 102.7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부정적 영향과 함께 전월이 높았던 데 따른 상대적 조정 측면이 작용하면서, 산업활동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앞으로도 코로나19 전개양상에 따라서 지표들이 매우 가변적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획재정부도 “코로나19 확산세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방역 대응과 함께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 및 경기보강 등을 위한 전방위적 정책대응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점유율 1위 한국 제품 69개‥.국가 순위 11위 ‘역대 최고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제품이 2019년 기준 전년보다 7개 증가한 69개로 조사됐습니다. 세계 순위도 전년대비 두 계단 상승한 11위를 기록했습니다. 새로 1위에 오른 품목은 16개, 1위에서 밀려난 품목은 9개입니다. 품목별로는 화학제품류(27개)와 철강•비철금속류(18개)가 전체의 65.2%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세계 1위 품목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순위입니다.

1위 품목에 새롭게 진입한 16개 품목들은 전자기기류로, 반도체를 이용한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 47.1억 달러)와 화학제품류인 산화금속산염(19.6억 달러), 철강•비철금속류인 열간압연제품(16.3억 달러) 등 수출금액이 큰 품목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특히 SSD는 2020년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한국의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 경쟁력, ⓒ한국무역협회

2019년 기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1759개)으로 5년 연속 1위에 올랐습니다. 다음으로는 독일(654개), 미국(520개), 이탈리아(217개), 일본(156개) 순입니다.

세계 1위 품목을 두고 한중일 간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가 1위 자리를 내준 9개 품목의 경우 절반 이상인 4개 품목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 1위 품목 69개 중 12개는 일본이 2위 자리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무역협회는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품목 수가 증가함과 동시에 주요 중국, 일본 등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려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제품의 경쟁력 제고와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05_산업동향-02

  ▶ 거제 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한국으로 몰리는 발주물량


국제유가 하락으로 오랫동안 침체됐던 한국 조선업이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며 조선업황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특히 친환경 선박 시장의 확대가 한국 조선업에 큰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경기회복 기대감과 친환경 선박시장 확대, 선박 노후화가 세계 조선업황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10년 간의 조선 호황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은 글로벌 선박발주가 올해 956척에서 내년 1276척, 2023년 1504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30년엔 올해의 2배인 1841척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조선업황은 특히 유망합니다. 가스연료 추진 선박 건조기술이 우수한 한국 조선사에 발주물량이 몰리고 있어서입니다. 반면 경쟁자인 중국 조선사들은 품질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고, 자국내 물량 소화에도 허덕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 수주량은 1.6배, 수주금액은 2.2배를 기록했습니다. 1만2000TEU 이상 대형 컨테이선(8척)과 VLCC(2척), LNG선(2척)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량은 모두 한국이 수주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1위를 수성할 수 있도록 스마트선박과 친환경선박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기술개발 지원을 계속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한국형 야드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기회복·친환경·선박노후화…한국 조선업 르네상스 오나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는 가장 큰 배경은 세계경제 회복으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입니다. 실제로 최근 컨네이너선이 부족해지며 운임이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선박 노후화와 친환경 선박시장 확대도 조선업황 회복에 한몫 합니다.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라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기존에 비해 30% 이상 줄이지 않은 배는 운항하지 못합니다. 2030년 40%, 2050년 50~70%까지 규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간 낮은 국제유가와 경기둔화로 새 선박이 공급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선박 노후화가 심해졌다는 얘기입니다. 감가상각에 따른 수요가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노후화된 선박은 새 배에 비해 온실가스 저감능력이 부족합니다.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통상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또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컨테이너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으로 수주가 몰리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업 일감 증가는 내년…올해는 버티기


지난해부터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수주가 살아나고 향후 수주 전망도 밝지만, 2021년은 조선업계에 여전히 힘든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주 확대 추세에도 조선소마다 올해 건조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확실한 불황 탈출이 여의치 않습니다.

조선소들은 최근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글로벌 경기둔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동량이 줄자 해운사들이 선박 발주 계획을 취소하거나 계획한 발주를 연기하면서 조선소마다 수주 실적이 나빴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83.7억 달러, 지난해 72.1억 달러 수주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실제 수주액은 2019년 68.8억 달러, 지난해 56.4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2019년 78억 달러, 지난해 84억 달러 수주 목표를 세운 삼성중공업은 71억 달러(2019년), 55억 달러(2020년) 수주에 그쳤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4척을 건조했습니다.
올해는 수주목표 연속 미달 여파로 건조 척수가 22척으로 줄어듭니다.
조선소가 안정적인 경영을 하려면 3년 치 정도 물량이 있어야 합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가 목표를 밑돌면서 일감이 2년 치 언저리에 머무르는 상황입니다.

STX조선해양 역시, 올해 일감부족 우려가 큽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1월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과 2천500억원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해 회생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신규 수주를 거의 하지 못해 현재 수주잔량은 5척에 불과합니다.
올 상반기 중 신규 수주가 절실합니다.
지난해 투자유치로 경영진이 바뀐 HSG성동조선은 신조(선박 건조) 사업에서 아예 손을 뗐습니다.
이 회사는 선박 블록·플랜트·수리조선 등 3대 분야로 주력사업을 전환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선소마다 올해 원가절감, 안정적인 운영자금 확보를 경영 최우선 목표로 정했습니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수주 증가에도 올해∼내년 초까지는 일감이 늘지 않아 ‘버티기’를 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조선소 일감부족은 협력업체에 그대로 영향을 미칩니다.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에 따르면 경남에는 3차 밴드(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조선기자재업체가 1천200여 곳에 이릅니다.
대부분 업체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에 물량을 의존합니다.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은 “조선소 수주 증가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기자재 업체들이 수주 효과를 보려면 내년 정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경남에는 영세한 기자재업체도 많은데, 조선소들이 물량을 주면서 단가를 후려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업체들도 많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선업 전망은 밝다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며 2020년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지켜냈습니다. 2018년, 2019년 수주량 1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달성한 것입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2020년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924만CGT 가운데 한국은 42.6%인 819만CGT를 수주해 다시 한 번 세계 1위를 차지했삽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작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했으나, 연말 동안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선 21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6척,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하며 1위를 되찾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금액에서도 1위를 달성했습니다. 한국이 지난해 총 183억달러(약 20조원)의 선박을 수주한 것에 이어 중국 145억달러, 러시아 46억달러, 일본 26억달러 순으로 수주했습니다. 특히 2위인 중국과의 금액차가 약 38억달러로, 지난 2019년 중국과의 수주금액 차이가 11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배 이상 격차를 더 벌리면서 향후 국내 조선업의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예작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