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LNG·LPG선 연이은 수주 ‘청신호’
현대차-대우조선 합병은 ‘난항’
1분기 조선업계가 수주에 ‘훈풍’이 부는 분위기입니다. 친환경 규제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선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올해 합병 여부가 결정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으로 난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옥포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LNG선의 발주량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때문입니다. IMO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을 3.5%에서 0.5%로 대폭 낮춰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황산화물은 산성비를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을 말합니다.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셰일혁명과 호주의 해양가스전 생산 증가로 LNG선의 발주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PG 수주 바람도 예고되는 분위기입니다. LPG선의 신규 발주가 전년 보다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등에 따라 LPG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경쟁국인 일본은 기술력의 한계로 시장에서 이탈함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선체에 실린 LPG화물 중 일부를 추진 연료로 사용하는 LPG추진기술을 갖춘 상태입니다. 반면, 일본 조선사는 LPG 관련 기본설계인력 상당수를 구조조정해 시장 이탈이 불가피합니다. LPG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국내 조선업계가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 조선업계는 일찌감치 초대형 LPG운반선(VLGC) 관련 기술을 확보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왔습니다. VLGC 전체 발주량 348척 가운데 현대중공업(124척), 현대삼호중공업(29척), 대우조선해양(29척) 등 국내 조선업계가 총 182척(52.3%)을 수주해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으로 VLGC 신조선 시장의 절반은 현대중공업이 갖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일본 조선소가 장악해왔다”며 “앞으로는 일본이 건조해온 시장을 전통 강자 현대중공업과 새로운 경쟁자 대우조선해양이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는 난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측의 합병은 6개 국가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습니다. 남은 5개 국가 중 한 곳이라도 합병에 동의하지 않으면 세계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매머드 조선사는 탄생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동의하지 않은 국가에는 수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대우는 유럽연합(EU)의 심사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웁니다. EU는 산업간 경쟁법이 가장 발달해있어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7월 합병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EU는 이미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차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심사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해의 소지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와 일본도 넘어야 할 산으로 분류됩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캐나다 호주 해양일감 수주전
호주 브라우즈 발주 연기,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개조 검토
대우조선·MOL, 해양플랜트 청정기술 공동개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캐나다와 호주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두 회사가 제각기 수주를 노리던 해양플랜트의 발주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캐나다와 호주 수주전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해양플랜트 (사진=대우조선해양)
18일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를 노리던 영국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해양플랜트가 발주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호주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수주전에 참전한 호주 브로우즈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2기의 발주가 지연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수주를 노리던 해양플랜트의 발주계획에 차질이 생긴 만큼 두 회사가 경쟁하던 캐나다 베이두노르드 프로젝트와 잔스아이오 프로젝트의 수주전이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올해 상선 발주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지만 두 회사의 건조능력에 한계가 있어 증가물량을 모두 따내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해양플랜트의 수주목표 달성은 중요합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1기의 건조가격이 비싸 수주계획의 차질이 한 해 수주계획을 좌우할 수 있다”며 “올해 상선은 발주 호조가 전망되는 만큼 결국 조선사들의 수주목표 달성 여부는 해양플랜트 수주성과가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조선 경쟁국인 일본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일본 3대 해운사인 MOL이 대우조선과 함께 친환경 해양플랜트 에너지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OL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대우조선과 함께 새로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신기술 공동 개발에 합의했습니다.
올해 안에 소규모 파일럿 시설에서 기술을 테스트하고 향후 FSRU 프로젝트에 적용, 고객에게 안전하고 친환경 기술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FSRU는 LNG를 적재, 저장, 재기화할 수 있는 LNG선박을 말합니다. 육상 사업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고 부유식 재기화 사업에 투입된 FSRU를 대체용도(수송선)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부대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며, 선박 개조나 신규 선박 건조에 필요한 1∼3년의 기간 내에 설비를 갖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LNG 및 전기 공급망 모두에서 유연성과 이동성 면에서 좋은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MOL이 신기술 개발 파트너로 대우조선을 낙점한 데는 대우조선의 뛰어난 기술력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유식 천연액화가스 저장재기화설비 20여 척은 대부분 대우조선을 포함한 조선3사가 건조할 정도로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MOL은 해양설비 관련 오염 배출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경영계획 ‘롤링 플랜 2019(Rolling Plan 2019’에 따라 오프쇼어 비즈니스를 통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MOL은 FSRU 비즈니스를 통해 아시아에서 FSRU 선도 기업으로 다양한 에너지 조달 및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달성에 대한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방침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MOL이 FRSU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우조선과 공동으로 신기술 개발에 나선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조선업계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LNG 수용 기지인 FSRU 프로젝트가 향후 잠정적으로 80~100척에 달할 전망입니다.